▲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초록어린이 환경뮤지컬팀 팀원들이 연습을 끝낸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인제대 늘빛관 1층서 ‘파란나라’
어린이 등 19명 모여 5개월 연습



"옛날에 옛날에 누군가 그랬댔어, 그래 고인물은 썩는댔어, 옛날에 옛날에 누군가 그랬댔어, 맞아, 그냥 흐르게 나두랬어~♪"

지난 14일 오후 2시 어방동 '모임공간 R'은 어린이, 청소년 들의 청아한 목소리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대열을 맞춰 분주하게 움직이다가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춤을 추며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열창했다. 노랫말을 가만히 들어보니 예사롭지가 않았다. 흐르는 강을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오는 29일 오후 2시, 5시 인제대(총장 차인준) 늘빛관 1층 소극장에서 초록어린이 환경뮤지컬 '파란나라'를 공연한다. 

'파란나라'는 비린내 나는 빗물, 정수기물, 변기물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이들은 물을 사랑하는 인간을 만나 전설 속 물의 여신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오염된 물로 괴물이 된 물고기, 시들어 버린 장미 등을 만난다. 상처받은 물들은 희망의 파란나라를 꿈꾼다. 

'파란나라'는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1학년 학생 19명이 무대를 꾸민다. 학생들은 커피 정수기, 물의 여신, 물방울, 얼음정수기, 변기물, 괴물고기 등 역을 나눠 맡는다. 연출은 부산 '감성놀이터 스토리컴퍼니' 강국희 대표가 담당한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의 초록어린이 환경뮤지컬은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의 민간단체 지원사업이다. 환경연은 학생 배우를 모집한 뒤 지난 5월 20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에 뮤지컬 연습을 해 왔다. 

강 대표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연에서 가치를 가진다. 인체의 75%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물만 마셔도 사람은 15일 동안 살 수 있다고 한다. 물과 인간은 삶과 죽음과 연관돼 있다"면서 "환경뮤지컬 파란나라는 '물'을 주제로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풀어쓴 뮤지컬"이라고 설명했다. 

송승연(양산신주초·6) 양은 "어머니의 권유로 환경뮤지컬에 참여했다. 대사를 외우며 동시에 춤을 춰야 하는 뮤지컬 특성상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매주 연습하면서 뮤지컬을 조금씩 완성해 가면서뿌듯함을 느낀다.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보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은영(43·여·내동) 씨는 "아이가 친구들과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소통하고 배려하는 법을 스스로 배웠다. 처음에는 뮤지컬 연습을 어려워했지만 이제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학생, 학부모 들은 지난 5개월 동안 뮤지컬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물의 소중함을 깨달아 이제는 자연스럽게 환경운동 전도사가 됐다. 

김세빈(김해구봉초) 양과 이예원(양산석산초) 양은 "뮤지컬 노랫말에는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기 위해 물의 여신을 찾아 떠나는 내용이 나온다. 뮤지컬 연습을 하기 전에는 낙동강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알지 못했다. 강이나 계곡이 오염되고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수질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뮤지컬을 보고 시민들이 물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정진영 사무국장은 "언론에서 4대강 오염의 심각성을 보도해도 시민들은 강 오염을 체감하지 못한다. 이번 뮤지컬은 순수한 어린이들의 눈으로 본 물의 오염을 전달하는 내용이다. 감동은 더 크게 와 닿는다"면서 "정부가 바뀌었지만 원자력발전소, 4대강 문제 등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공연이 아이들이 목소리로 말하는 환경을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문의/010-8227-5322 혹은 010-9327-0731.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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