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정연(가명·여·53) 씨는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오른쪽 다리가 저리는 현상을 느꼈다.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딛자 마자 오른쪽 다리 전체가 마비된 듯 아팠다. 병원에서 진통제 등을 처방받았지만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됐다. 걷는 것조차 힘겨워진 박 씨는 신경외과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박 씨에게 '추간판탈출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박 씨가 무거운 짐을 들었던 게 원인이었다. 더큰병원 신경외과 김종근 원장의 도움을 받아 추간판탈출증의 원인과 증상, 치료방법을 알아본다.


 

50대 환자가 전체 4분의 1 최다
노화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 탓
대부분 진통제·약물로 조기 치료
증상 지속되면 최소한 절개 수술


 

■추간판탈출증
인체의 기둥인 '척추'는 경추, 흉추, 요추, 천추 등의 네 부분으로 나뉜다. 척추에는 총 25개의 척추뼈가 수직으로 연결돼 있다.

척추뼈 사이에는 소위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이라는 연골이 있어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추간판은 추간판의 외부를 둥글게 싸고 있는 섬유조직인 '섬유륜'과 추간판 중심 부분에 위치한 젤라틴 성분의 '수핵'으로 이뤄져 있다. 

척추뼈 내부에는 '척추관'이 있다. 척추관을 따라 뇌에서 내려오는 척수가 지나가면서 척추뼈 사이사이에 척추 신경을 내보낸다. 추간판탈출증은 외상, 퇴행성 변화 등 때문에 추간판의 섬유륜이 찢어지는 바람에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와 척추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추간판 내 수핵은 강한 물 경합 능력을 가지고 있다. 수분 함량이 88%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50대가 되면 수핵 내 수분이 70~75%로 줄어들고 콜라겐이 늘어 추간판은 탄력을 잃게 된다. 자연히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의 능력도 떨어진다. 추간판의 충격 흡수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거운 짐을 들거나 외상 등 때문에 무리한 힘이 가해질 경우 섬유륜이 파열되면서 수핵이 돌출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5년 발표한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5년 간(2010~2014년) 심사결정자료'에 따르면, 추간판탈출증으로 2014년에 진료를 받은 인원은 약 208만 명이다. 50대가 전체 진료 인원의 24.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김종근 원장은 "추간판탈출증은 척추의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90% 이상은 요추 부위에 발생한다. 추간판의 퇴화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다. 척추를 감싸고 있는 허리 근육이 약해지거나, 잘못된 자세로 척추와 추간판 주변 인대나 근육에 지속적으로 자극이 가해질 경우 추간판탈출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증상과 치료
추간판탈출증의 증상은 파열된 추간판을 삐져 나온 수핵이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추간판탈출증 환자들은 주로 '다리가 저리고 당긴다', '다리에 힘이 없고, 무겁다', '다리 감각이 무디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추간판탈출증의 특징적인 증상 중에는 '좌골신경통'이 있다. 좌골신경은 요추 4번, 5번 신경과 천추 1번, 2번, 3번 신경이  모여서 형성된다, 좌골신경을 구성하는 신경이 탈출한 추간판 때문에 압박을 받으면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으로 욱신거리는 느낌, 저리거나 마비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탈출된 추간판 때문에 신경이 눌리면 다리 쪽 운동신경이 마비돼 근력이 약해져 근육이 가늘어지거나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한 80~90% 이상의 환자들은 단기간 동안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서 진통제를 먹고 물리치료를 받으면 2개 월 이내에 증상이 완화된다. 

증상이 지속돼 걷기 어렵거나, 마비증상·감각이상·배뇨·배변기능 이상 등이 발생할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미세현미경, 레이저, 척추내시경을 이용해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하는 방법이 있다.

김 원장은 "추간판탈출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걷기 등을 통해 척추를 감싸고 있는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 줘야 한다. 수술 이후 다리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린다"면서 "추간판탈출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몸에 붙여서 들거나, 앉을 때 엉덩이를 의자에 붙여서 앉는 등 평소에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수영 등도 허리 근육 강화에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도움말
김종근 더큰병원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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