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4명 2010년 시작
매주 세 차례 2~3시간 연습
두 달마다 병원에서 봉사활동



"나이 오십을 넘어 취미로 통기타를 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통기타 연주는 자존감도 높여주고 스트레스까지 해소해 줍니다. 삶의 활력소랍니다."

어방동 동일하이츠 가동 빌라에서 통기타 선율과 함께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통기타 동아리'라고 적힌 문이 눈에 띈다. 7080 시대 그룹인 '소리새'의 노래 '통나무집'이 귓속 깊숙이 파고든다. 중년 여성 4명이 통기타를 품에 안고 손가락을 튕기며 큰 목소리로 화음을 맞추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한 통기타 동아리 '어깨동무' 회원들이다. 

회원 최진경(52) 씨는 "어깨동무는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전에는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 집에 왜 왔니'라는 노래를 부르며 친구 집에 놀러가곤 했다. 지금은 휴대폰을 사용해 연락한다. 어깨동무는 친근함과 과거의 향수를 표현하기 위해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 통기타 동아리 '어깨동무' 회원들이 연습실에 모여 통기타를 치고 있다.


'어깨동무'는 매주 월, 수, 토요일에 2~3시간 동안 통기타 연습을 한다. 공연이 예정돼 있으면 여러 날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한다.

회원 윤영희(57) 씨는 "카페나 거리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마음에 들면 그 곡을 찾아 다 같이 연주를 해 본다. 악보를 뽑은 뒤 회원들을 불러 모아 화음을 맞추고 애드리브를 넣고 키·코드를 바꿔 본격적으로 통기타를 친다"며 어떤 노래든 다 함께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회원 이숙희(57) 씨는 "다들 통기타에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상태로 시작했다. 손끝을 보면 굳은살이 없는 손가락이 없다. 그만큼 열심히 연습했다는 증거다. 친한 사람들과 함께 통기타를 연습하다 보니 즐기면서 배웠고, 실력이 더 빨리 늘었다. 통기타는 다른 악기들과는 달리 노래 반주로 활용하기 좋다.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면서 통기타를 치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어깨동무'는 두 달에 한 번 전하동 한사랑병원에서 통기타 봉사를 한다. 아픈 사람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뜻깊은 시간이어서 꾸준히 가려고 노력한다. 가야문화축제, 장유 아울렛 평생학습축제 등 곳곳에서 공연하며 실력을 뽐낸다.

이들은 7080, 트로트, 최신가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연주한다. 공연을 할 때에는 '안동역', '내 나이가 어때서', '아파트'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흥을 돋우는 곡을 선정해 무대에서 선보인다. 

회원 조경화(53) 씨는 "초창기에는 공연을 할 때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통기타 소리를 조절하는 카포를 끼지 않았거나 다른 팀원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다른 팀원이 먼저 연주를 시작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가 "80세까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다"이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윤 씨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할 생각이었다"며 웃었다. 김해뉴스

문서영 인제대 학생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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