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에서 맑고 깨끗한 눈처럼 매력적인 게 또 있을까. 또렷하면서 반짝이는 까만 눈동자와 푸른 기가 살짝 도는 흰자위의 조화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산뜻하게 정화시켜 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옛 사람들은 미인의 조건으로 삼백(三白·하얀 피부, 하얀 치아, 하얀 손), 삼흑(三黑·검은 눈동자, 검은 머리카락, 검은 눈썹), 삼홍(三紅·붉은 입술, 붉은 볼, 붉은 손톱)을 꼽았다. 삼흑에 검은 눈동자가 들어 있듯이 까맣고 또렷하면서 반짝이는 눈은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움의 요소에서 빠지지 않는다. 미남미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크고 맑고 또렷한 눈이다. 
 
눈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것으로 '군날개'가 있다. 군날개는 보통 백내장과 잘 혼돈되는 병이다. 흰자위의 섬유혈관 조직이 검은자위의 양쪽 모서리를 삼각형 모양으로 침범해 들어가서 눈을 보기 싫게 만드는 질환이다. 
 
자외선과 바람, 눈 피로 등 때문에 흰자위의 섬유혈관 조직이 과도하게 자라게 되면 군날개가 된다. 군날개가 검은자위를 덮으면 보기에 좋지 않은 미용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난시 등을 일으켜 시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군날개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눈 피로를 삼가고, 야외에서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해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좋다. 충혈이 심하고 통증이 있으면 군날개가 자라고 있는 상태이므로 안과병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군날개가 검은자위를 3분의 1 이상 덮거나 시력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잘 되는 편이므로 수술 시기를 안과전문의와 잘 상의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눈에 충혈이 되지 않도록 눈 피로를 삼가고, 야외에서는 보안경(선글라스 등)이나 모자를 착용해 햇빛, 바람을 잘 차단하는 게 좋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지만, 또한 '눈의 건강의 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옛날부터 눈을 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 간주하고 오장육부의 건강 상태를 눈을 통해서 진단하기도 했다. 건강한 눈은 몸이 건강하다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건강한 눈에서는 까만 자위가 맑고 선명하고 흰자위 역시 깨끗하고 빛이 난다. 눈에 충혈이 있고 통증이 있으면 눈뿐만 아니라 몸 전체 건강의 적신호로 판단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나쁜 환경들은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눈에 자극을 줘  눈의 아름다움을 빼앗아 갈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햇빛과 바람 속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눈은 노랗게 변색된 경우가 많다. 눈이 햇빛 속의 자외선과 바람에  많이 노출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외선, 특히 긴 파장의 자외선(UV-A)은 각막과 수정체에 흡수돼 군날개, 백내장, 황반변성 등을 일으키게 된다. 또 TV,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등 때문에 밤낮없이 눈이 혹사당하는 경우에도 눈에 피로가 쌓이고 눈의 충혈이 지속되면서 군날개 등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다른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군날개도 예방이 중요하다. 자외선과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평소에 눈이 건조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에 눈 피로를 줄이는 습관도 필요하다. 책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이도록 하거나 잠깐씩 쉬는 게 단순하면서도 눈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에 깨끗한 수건을 적셔서 눈 위에 잠시 올려놓는 눈 찜질은 눈꺼풀에 있는 지방 성분의 배출을 도와서 안구건조증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눈 피로를 해소함으로써 군날개의 예방과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김해뉴스 /박수정 수정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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