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김해시청축구단 감독
대동면 조눌리 하사마을 출신
만년 하위팀 맡아 2위로 성장


 

▲ 김해시청 축구단 윤성효 감독.

아쉬운 2위였다. 하지만 끝은 아니다. 최종우승을 가리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한국실업축구연맹)의 김해시청 축구단은 지난 2009년 창단 첫해 전기리그 1위를 차지한 후 줄곧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도 10개 팀 가운데 6위에 그쳤다. 그랬던 팀이 올해 28경기에 단 2패만을 기록하며 강자로 떠올랐다. 만년 하위권 팀을 강팀으로 변모시킨 중심에는 올해 지휘봉을 잡은 김해 출신의 윤성효(55) 감독이 있다. 
 
대동면 조눌리 하사마을 출신인 윤 감독은 대감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부산 동래중학교에 진학해 축구부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때 체육교사의 눈에 띄어 당시 김해군 대표로 축구대회에 출전한 게 계기가 됐다. 그는 동래고등학교,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한일은행에 들어가 실업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리그가 만들어지지자 포항제철, 부산 대우 등에서도 뛰었다. 윤 감독은 39세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러다 2004년 숭실대에서 감독직을 맡았고, 2010년에는 차범근 감독 후임으로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에는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으로 근무했다.
 
프로구단 감독을 지낸 그가 내셔널리그 만년 하위팀을 맡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고향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 아이파크 감독직을 내려놓고 1년 동안 쉬던 중 김해시청 축구단 감독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많이 지친 상태에서 고향에 돌아가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중하위권에 머물던 고향팀에 온 만큼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팀을 만들자는 생각을 갖고  팀을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객지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친구들하고 어울려 사는 얘기를 하는 게 편하고 좋다"고 했다. 
 
윤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선수단 진용을 새로 짰다. 용인시청에서 남승우, 경주한국수력원자력에서 김창대 등을 영입했다. 지난해 뛰던 선수들 가운데 현재 팀에 남아 있는 선수는 한 명이다. 그는 "경기는 선수가 한다. 선수의 기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전술로 체계적인 훈련을 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으로 지연학, 남승우, 곽성욱, 김민규 등 선수들의 활약을 꼽았다. 올림픽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지연학은 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돌아왔다. 5년간 프로에 뛸 수 없는 상황이어서 윤 감독만 보고 김해시청으로 왔다. 그는 뛰어난 기량으로 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인 남승우는 성실한 스타일이다. 궂은 일은 도맡아서 해 팀의 모범이 되고 있다. 김창대는 측면 미드필더로 팀의 패싱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울산 현대 임대선수인 김민규는 팀의 공격에 활로를 불어넣었다.
 
윤 감독은 선수 선발뿐 아니라 전술 운영과 훈련도 자신의 스타일로 바꿨다. "경기를 풀어가는 패싱 플레이가 중요하다"는 윤 감독은 김해시청이 내셔널리그 8개 구단 가운데 패싱 플레이에 가장 능숙하다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공수전환이 매끄럽고 빠른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윤 감독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보니 경험 부족에서 오는 작은 실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실수들만 없었다면 무패 우승도 가능했다. 아쉽다. 내년에는 이런 점을 보완해 정규리그 무패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고민은 11월 1일 천안, 11월 4일 김해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다. 올해 천안시청과 4번 맞붙어 3승1패를 기록했지만 마음을 놓을 순 없다. 모두 한 점차로 희비가 엇갈린 경기였기 때문이다. 김해시청이 천안시청전에서 이기면 올해 4번 맞붙어 4무를 기록한 경주한수원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종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된다. 
 
윤 감독은 김해시청에 김해시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원정을 가면 관중이 100명 정도인 곳이 많다. 반면 김해 홈경기에는 1000명 안팎의 관중이 몰린다. 시민들이 선수단을 믿고 성원해 주기 때문에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