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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사업비 354억 들여 새 도자예술촌 예스파크 연말 완공 예정도자기 도시를 가다 (1) 이천 사기막골 도예촌
  • 수정 2017.11.08 16:27
  • 게재 2017.10.25 10:04
  • 호수 344
  • 13면
  • 배미진 기자(bmj@gimhaenews.co.kr)

김해는 분청사기의 고장이다. 매년 분청도자기축제를 열어오고 있는 진례면에는 80여 개의 도예공방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도예촌은 없다. 도예촌 건립은 김해도예협회의 오랜 숙원사업이지만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이천 사기막골 도예촌과 여주 도예단지, 전남 강진 고려청자도요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자기 도시를 둘러보고 김해 도예촌 건립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 경기도 이천 사기막골 도예촌에 있는 '현대공예' 입구에 항아리들이 쌓여 있다. 도예촌 골목 곳곳에는 도자기들이 전시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옹기 굽는 칠기가마 밀집한 사기막골
1988년 7억 들여 전시관, 주차장 설치

도예공방 48곳 자리잡아 도자시장 형성
학부 출신 늘어나 그릇 문화도 젊어져

새 공예마을 완공되면 370여 곳 입주
볼거리 늘려 수도권 최대 관광명소 기대


 

도자기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곳은 조선백자의 요지인 경기도 이천이다. 도자기 원료가 되는 고령토가 풍부해 300여 개가 넘는 요장과 80여 개의 도자판매점이 밀집해 있다. 사음동과 신둔면 일대는 크고 작은 도자기 상점들로 빼곡하다. 이곳에 있는 사기막골 도예촌은 이천 9경 중 한 곳이다. 이천을 대표하는 도자기 마을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사기막골은 '사기(砂器)+막+골'의 합성어다. 풀이하자면 우리나라에서 나는 흙으로 사기그릇을 빚는 골짜기를 의미한다. 1988년 이천시는 옹기를 구울 수 있는 칠기가마가 밀집된 사기막골에 사업비 7억 원을 들여 전시관과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도예공방 48곳이 자리잡고 있다. 전통 도자기부터 현대식 생활자기까지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도자기전문 전통시장이기도 하다.

영동고속도로 이천IC에서 나와 3번국도 경충대로를 타고 직진하다 보면 사기막골 도예촌이 나타난다. 입구에 설치된 커다란 사기 조형물들이 이곳이 도예촌임을 안내하고 있다. 도예촌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붐비진 않지만 방문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 이천9경을 알리는 도예촌 조형물.

물레체험을 할 수 있는 한국도자관을 시작으로 도예촌 탐방을 시작했다. 승주도예, 운공방, 가치있는공방, 도향원. 백산도예 등 1~2층 규모의 나지막한 공방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각 공방에는 크기도 모양도 천차만별인 도자기들이 전시돼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었다. 분청 생활자기와 인테리어소품, 창작가마작품, 식당용 그릇, 유리제품, 이조백자, 주문제작 트로피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만물 도자시장이었다. 이곳 공방들은 오랜 시간동안 전국의 도·소매전문 상인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해 꾸준하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도예촌 공방들은 고객들을 위해 자신들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자기 1~3점을 전시해 놓고 소개글, 연락처 등을 건물 앞에 표시해 놓았다. 곳곳엔 휴식을 할 수 있는 공원 쉼터도 마련돼 있다. 식당은 없지만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눈에 띄었다.

"천천히 마음껏 구경하세요." 공방 앞을 기웃거리는 방문객이 있다면 판매자가 친절한 얼굴로 맞이한다. 자기를 사지 않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가마에서 구워냈는지 설명한다. 판매자는 도예가이거나 그의 가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수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들렀다는 이준성(34·이천 중리동) 씨는 "고풍스런 전통 도자기와 젊은 감각의 생활소품들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 도예가에게 설명도 들을 수 있어 물건에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정담'의 정헌진 도예가는 "예전 사기막골에는 전승자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젊은 학부 출신 예술가들이 늘어났다. 차 도구와 생활자기가 많아지는 등 그릇의 문화도 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기간 여러 명인들이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에 사기막골이 존재할 수 있게 됐다.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예술가들이 조형성을 가지고 완전한 공예품을 만든다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기막골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기막골 도예촌 운영·관리는 '사기막골 도예촌 상인회'가 맡고 있다. 이들은 매년 가을이 되면 문화축제를 열어 도자기 할인행사, 물레 체험, 공연을 실시해 방문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2016년에는 '경기행복시장' 지원사업에 선정돼 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상인회는 지역 특화요소를 강화해 문화·역사적 자원을 기반으로 문화창조형 시장을 만들 계획이다.
 

▲ 한 어린이가 도예가와 함께 점토를 만지고 있다(왼쪽). 이천도자기축제를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


상인회 유정희 부회장은 "정부지원사업에 신청해 각종 지원금을 받아 환경을 개선하고 안내 책자를 만들고 있다. 도예촌 내부에 식당이 없어 체류시간이 짧은 게 아쉬운 부분이다. 대신 도자체험을 마련해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해 온 사기막골만의 전통적인 강점이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홍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이 명실상부한 '도자기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천시의 관심과 풍부한 인프라 덕분이었다. 이천에는 세계 도자예술이 모여 있는 이천세계도자센터와 도자테마파크 '세라피아', 도자연구지원센터, 해강도자미술관 등 양질의 콘텐츠로 넘쳐나는 시설이 여럿 구축돼 있다. 1987년 시작된 이천도자기축제도 매년 성공적으로 운영돼 왔다.
 

▲ 사기막골 도예촌을 둘러보는 방문객들.

이천시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시는 도자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특화하기 위해 사기막골과는 별개로 또 하나의 도자예술촌을 조성하고 있다. 신둔면 고척리 599-6번지 일원에 40만 6000㎡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천도자예술촌(예스파크)이 바로 그곳이다. 시 사업비 354억 원을 투입해 또 하나의 공예마을을 만드는 셈이다. 현재 도자기와 고가구, 조각, 목공예, 섬유, 옻칠 등 공예공방 221개를 유치했다. 158개 공방이 건축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근린·휴게·문화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올해 하반기까지 모든 기반공사가 마무리되면 공예공방 등이 본격적으로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천시 도시사업과 도자문화시설팀 관계자는 "국내 도자산업을 세계적인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발전시킬 목적으로 예스파크를 조성했다.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 하이패스IC를 직접 연결해 편리하게 진·출입할 수 있도록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 있다. 예스파크에 많은 볼거리를 만들어 수도권 최대의 관광명소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천(경기도)=배미진 기자 bmj@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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