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유대성교회 한재엽 담임목사가 집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한재엽 장유대성교회 담임목사
16년째 자선바자회 열어 봉사
결식 지역 중·고생 지원 활동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공헌활동을 하는 것은 성도들에게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일주일에 800명이 봉사자로 활동합니다. 저는 4년 후에 은퇴합니다. 은퇴 전 모든 역량들을 결집해 마을, 동에서 섬김의 역할을 다할 겁니다."
 
장유대성교회는 지난 19일 교회 앞마당에서 '사랑 나눔 자선바자회'를 개최했다. 이날 교회는 바자회를 찾은 주민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한재엽(65) 담임목사는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그는 "지난 2002년부터 해마다 한 번씩 바자회를 열었다. 수익금을 마련해 좋은 일에 쓰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첫해와 이듬해에는 장유도서관에 도서를 기증했다. 도서관은 3년째가 되자 자리를 잡아 더 이상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이때쯤 인근 학교에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이었다. 
 
그는 "물로 배를 채운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장유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급식을우리 교회가 책임진다'고 선언했다. 사실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한 번 바자회를 열면 약 4000만 원 순이익이 발생한다. 수익금으로 모자란 부분은 교회가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장유대성교회는 올해 장유 지역 17개 중·고교생 138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3년 간 총 1500명의 점심식사를 책임진 셈이다. 그동안 급식비로 지원한 금액만 6억여 원에 이른다. 
 
교회의 활동이 주변에 알려지자 사회복지기관에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목사는 "행정기관에서 복지를 담당하는 직원의 연락을 받았다. 독거노인이 세상을 떠났는데 가족이 없어 장례를 치르지 못한다고 했다. 지원대상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안타까운 사정을 들은 교회에서 책임지고 장례를 치른 적이 있다. 그럴 때 도움이 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 목사가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가까운 목사의 권유에 의해서다. 이미 홍익대학교 무역학과로 진학했던 그는 1978년 서울장로회 신학대로 편입했다. 이후 같은 학교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6년 목사 안수를 받아 서울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장유대성교회는 지난 2001년 장유 삼문동에 문을 열었다. 당시 이 지역에는 아파트 몇 동만이 세워져 있었다. 200여명으로 시작한 성도들은 그 사이 4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았던 한 목사는 2013년 사회복지법인 장유대성복지재단도 설립했다. 
 
한 목사는 "좀 더 체계적으로 공신력 있게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교회가 해 오던 아동, 노인 복지업무를 재단으로 넘겼다. 앞으로도 계속 지역사회를 위한 일을 해나갈 것이다. 교인들이 직접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무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웃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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