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천 건으로 2013년 절반 안 돼
지난달 223건 그쳐 역대 가장 낮아
가격지수 하락세 10월 첫 주 97.00



김해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 건수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동시에 아파트 매매가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경남의 조선업·기계업 등 경기 불황, 아파트 물량공급 과잉 등을 부동산 시장 한파 원인으로 분석한다.

국토교통부 부동산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월별자료'에 따르면, 김해의 9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223건에 그쳤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월별자료를 공개한 2006년 이후 최저다. 올해 김해의 월별 아파트 거래 건수를 보면 1월 355건, 2월 452건, 3월 549건, 4월 665건, 5월 438건, 6월 520건, 7월 476건, 8월 397건이었다. 9월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8월과 비교해 43.8%나 감소했다.

김해의 연도별 9월 아파트 거래 건수를 보면 2006년 617건, 2007년 390건, 2008년 928건, 2009년 994건, 2010년 845건, 2011년 396건, 2012년 608건, 2013년 756건, 2014년 1015건, 2015년 741건, 2016년 635건이었다. 2007년 9월 390건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200건 초반대로 떨어진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9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64.8%나 감소했다.

9월 뿐만 아니라 올해 1~9월 아파트 거래 건수도 2012년 이래 5년 만에 가장 적었다.

2013년 9515건이었던 1~9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2014년 8388건, 2015년 7334건, 2016년 5182건으로 해마다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114건(21.4%) 줄어든 4068건에 그쳤다. 2013년과 비교할 경우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1~9월 아파트거래 건수는 2012년의 3858건 이래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아파트 거래 감소가 이어지자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김해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월부터 34주 연속 하락해 10월 첫째주(9일) 가격지수는 97.00(2015년 6월 100기준)으로 나타났다. 전세가도 98.90을 기록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김해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진 율하동은 지난해보다 6000만~8000만 원이 떨어졌다.

장유부동산 김재곤 소장은 "월 평균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8~10건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달은 2~3건에 그쳤다. 아파트 매매가가 김해에서 가장 높았던 율하동은 매매가가 전년도보다 25~30% 떨어졌다. 실제 거래에서는 가격이 더 낮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경남 조선업·기계산업 침체, 김해지역 아파트 공급물량 과잉 등이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영발품부동산 홍인표 소장은 "김해 공장들은 대부분 조선업·기계업 2~3차 하청업체들이다. 조선 경기 침체로 진영 공장들이 많이 문을 닫았다. 아파트 매매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수요자다. 게다가 김해의 경우 아파트 물량이 과잉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시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현황에 따르면, 2020년까지 김해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은 총 3만 399가구에 이른다.

홍 소장은 "장유와 진영은 창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창원 인구가 108만 명에서 현재 105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도보다 5000만~6000만 원 이상 떨어졌다. 장유와 진영은 창원에 비해 아파트 매매가가 낮다는 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창원의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창원보다 교육, 교통 등 인프라시설이 적은 장유나 진영으로 이동할 만한 이유가 없다. 아파트 공급과잉에다 김해로의 인구 유입 요소가 없다보니 매매 거래가 실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김해 지역 아파트 시장 침체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소장은 "경남은 김해뿐만 아니라 진주 혁신도시의 부동산 시장도 정체 상태다. 8·2 부동산대책에서도 나타났듯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투자를 막자는 것이다. 정부의 투자 억제 기조가 임기 끝까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지역 개발, 산업 전환 등의 호재가 없는 이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가장 좋은 상황이다. 아파트 공급과다, 정부의 투자 억제 정책 등으로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아파트 매매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관망한다. 그래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김해는 창원과 마찬가지로 주택 양극화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아파트 가격은 천청부지로 치솟고, 노후 아파트 가격은 폭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