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대·시의회, 24일 시청 회의실서 토론회
박미홍 "시·교육청, 소통으로 중복사업 정리해야"
안선영 "두 기관 협조 넘어 '협업'으로 비전 창출"

김종근 “시·경남도·교육청, 예산 분담을”
이수경 “학생 재능 키우도록 동아리 지원”
주정영 “학부모 참여해 환경 개선 나서야”



김해교육연대(상임대표 박미홍)와 김해시의회 솔로몬의정연구회은 지난달 24일 오후 6시 김해시청 소회의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김해교육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김해교육 토론회을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김해시의 교육경비 보조금 현황을 살펴보고 다수의 학생들이 행복해지는 지원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해교육지원청 신용진 교육장, 김해시의회 배병돌 의장과 시민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박미홍 상임대표와 경기도 시흥교육지원청 안선영 장학사가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배 의장은 "김해시의 교육 집행 예산은 170억 원 가량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집행된 예산들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지, 공정하고 객관성이 있는지를 챙겨 김해 교육의 방향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미홍 '아이들이 행복한 김해교육'

▲ 김해교육연대 박미홍 대표

박미홍 상임대표는 '아이들이 행복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김해교육을 위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김해시와 김해교육지원청의 소통 부재, 김해교육 경비 보조금 모니터링 부족 등 김해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지자체는 예산, 시설 자원 측면에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김해시와 김해교육지원청은 서로 소통하지 않는다. 두 기관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시로 만나 소통해서 비슷한 사업으로 중복되는 사업 예산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시 산하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진로교육지원센터 등 교육관련 기관 간의 소통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의 교육은 소수 엘리트들에게 주목한다. 외고, 기숙형고, 자율형공립고 등 학력 향상에 초첨을 맞춘 지원이다. 공부를 잘하는 소수의 학생만 인재가 아니다. 다수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당당히 자기 색깔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해에는 옛 주민센터를 개조한 청소년문화의집 외에 청소년 문화시설이 없다. 청소년들의 욕구를 해소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영어원어민교사, 김해외고, 기숙형 고교 지원 등 억 단위 이상의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김해교육경비보조금 심의위원회, 김해교육발전협의회의는 형식적이다. 문제점을 잡아내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시에서는 '담당인력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발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안을 찾고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선영 '시흥혁신교육지구 7년의 기록'

▲ 시흥교육지원청 안선영 장학사

시흥교육지원청 안선영 장학사는 '시흥혁신교육지구 7년의 기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시흥시혁신교육지구 운영 내용을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11~2015년 시흥을 '혁신교육지구 시즌Ⅰ'로 지정해 운영했다.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혁신교육지구 시즌Ⅱ'를 다시 운영하고 있다. 시흥시와 시흥교육지원청은 2009년부터 '교실 밖 교실' 등 창의적 교육, '학교로 들어온 마을' 등의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다른 지역 유출을 막아 성공적인 혁신교육지구 사례로 손꼽혔다.

안 장학사는 "마을 범위는 '말이 닿는 곳까지'라고 한다. 시흥은 부천, 안산 등 대도시로 둘러싸여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중학교 입학 전 교육을 위해 광명으로 이사가려 한다. 시흥은 공단 덕분에 젊은 세대가 많지만 열심히 돈을 벌어 나가는 도시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에 힘이 없으면 마을 공동체는 와해된다. 시흥시는 2009년부터 교육분야 투자, 학교 밖 공동체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시흥에는 학교 81곳, 마을학교 60곳이 있다. 현재 시흥시는 2010년 72억 원의 약 4배인 300억 원을 올해 교육 분야에 편성해 쓰고 있다. 이중 무상급식지원비 125억 원을 제외하면 165억 원이 순수 교육비"라고 말했다. 그는 "김해시 교육경비 보조금 내역을 보고 놀랐다. 예산 중 97%가 3%의 학생들에게 쓰이고 있다.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는 나머지 97%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안 장학사는 "시흥의 성공 사례는 시흥시, 시흥교육지원청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협조'가 아니라 '협업'이 필요하다. 교육혁신지구 사업을 위해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는 시흥시·교육지원청 공무원들과 교사들이 함께 근무한다. 2015년부터 공무원들과 교사들이 매주 한 차례 만나 시흥 교육비전을 함께 세운다. 요즘 교육방법의 흐름 등을 공부한다. 교육발전을 위해서는 각 기관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함께 비전을 세우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이어진 토론에는 김해시의회 김종근(더불어민주당) 의원, 분성여자고등학교 이수경 양, '김해학부모네트워크 장유' 주정영 대표, 김해가야고등학교 이윤호 수석교사, 우리동네사람들 강미경 간사가 참석했다.

김 의원은 "시 전체 예산에서 교육 관련 예산의 비율은 2.4%다. 경남에서 가장 많다. 김해교육지원청, 경남도교육청이 요구하는 재정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다. 각 기관별 사업의 투자비율을 법률로 명시하고, 교육부문 예산 주체인 도교육청이 50%, 광역자치단체 20%, 기초자치단체 30%로 예산을 분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24일 김해시청에서 김해교육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수경 양은 "우리에게 교육을 돌려 달라. 교육단체, 지자체에서는 매번 '우리 아이들을 위한'이라는 구호를 쓴다. 그런데, 교육을 논의하는 자리에 교사, 학부모만 있고 학생은 없다. 어른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학생을 위한 정책이라고 말한다. 교육정책이나 학교 프로그램의 만족도 조사를 하지만 미리 학생 의견을 묻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 교육경비 보조금은 학교 동아리 지원에도 쓰인다. 학교 동아리 활동은 공부가 아닌 다른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당당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활력소다. 동아리 활동 조직~예산은 모두 학생들이 책임진다. 설문조사 결과 동아리 활동 덕분에 자기주도력이 향상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학생들이 재능을 키우도록 동아리를 지원하고 활동 공간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영 대표는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동반자이면서 지원자다. 학교 교육의 수혜자이면서 평자가다. 학교 교육 정책을 결정하고 심의하는 자리에 학부모 참여율은 높아졌지만 대부분 형식적이다. 학교 교육의 구성부터 운영까지 학부모가 참여해 지역 교육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교사는 "지난 9월 26일 발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7학년도 수능표준점수에서 경남은 전국 하위권이다. 2016학년도 경남 평준화지역 모의고사 성적 분석에 따르면, 국어·영어·수학 과목 상위등급 비율이 진주 27.13%, 창원 21.16%이지만 김해는 12.38%다. 김해의 학력 저하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교육지구, 혁신교육지구 등은 학력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시에서 교육거점학교를 지정해 연간 5000만 원을 지원한다. 무턱대고 지원할 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미경 간사는 "지난해와 올해 '청소년창의소통콘테스트'를 열었다. 대부분 청소년들이 음악, 춤, 글쓰기, 그림 등 예능 분야에 출전했다. 다양성이 떨어졌다. 알려지지 않은 동아리가 많다고 생각한다. 동아리를 지원해 다양한 학생 동아리를 발굴하고, 지역의 아마 동아리와 각 학교 동아리 간의 연계를 이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신용진 교육장은 "김해시 행복교육지구 사업은 자발적으로 출발했다. 양산, 밀양, 남해가 행복교육지구 후발주자로 출발했다. 후발주자들에 비해 김해의 추진 동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김해시와 교육청이 긴밀히 협조하고 소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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