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기념물 건립 추진위' 설립
4천만 원 모아 내년 대성동박물관 인근 건립 

 

▲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김병곤 씨.

1970~1990년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김해 한림면 출신의 고 김병곤 씨를 기리기 위한 조형물 건립이 추진된다.

'김병곤 열사 추모기념물 건립 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김해시청 본관 2층 청소회의실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김해시의회 이광희(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오랑추모회' 김지관 사무국장, 진관 스님과 지역 유지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준비위원회는 이날 모임에서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먼저 김병곤 열사 기념사업을 담당하게 될 '김병곤 열사 추모기념물 건립 추진위원회'를 이달 중 창립할 계획이다.

민홍철(김해갑)·김경수(김해을·이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자문위원, 김해시의회 배병돌 의장이 위원장, 이광희 의원이 사무국장, 김지관 씨가 사무차장을 맡을 예정이다.

준비위원회는 내년 초를 목표로 추모기념물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추모기념물 건립에는 약 4000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위원, 유족 들이 성금을 내는 한편, 김 씨를 널리 알리고 김해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민 모금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만간 이뤄질 <김병곤 열사 평전> 출간에 맞춰 출판기념회와 강연회 등도 진행해 건립 기금을 모을 계획이다. 추모기념물은 김해시와 논의를 거쳐 시민들이 많이 찾는 대성동 고분군박물관 맞은편 해반천 부지에 조성할 예정이다.

추모기념물을 건립한 이후에는 매년 기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연구와 교육, 문화, 실천 활동 등을 통해 김 씨를 알리고 민주화의 뜻을 기리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광희 위원장은 "김병곤 열사는 박정희 정부 말기 때부터 전두환 정부 때까지 대규모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고 참여했다. 약 15년 동안 민주화운동을 하다 여러 차례 투옥 생활을 한 끝에 39세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에서는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해 그를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조직돼 활동하고 있지만, 고향인 김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를 통해 김해의 인물인 김병곤 열사와 그의 민주화 정신이 많이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병곤 열사 추모기념물 건립 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가 지난달 23일 모임을 가진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편 김 씨는 1953년 한림면 퇴래리 퇴은부락에서 출생해 한림초등학교를 졸업했다. 1971년 서울대 상과대에 입학한 그는 1973년 10월 박정희 정부 유신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다 구속됐다. 1974년에는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으로 다시 구속됐다. 당시 그를 비롯해 유인태, 이철 등 민청학련 관계자 6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그는 "영광이다.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 저에게 이렇게 사형이라는 영광스런 구형을 주니 감사하다"며 웃었다는 일화를 남겼다.

김 씨는 1978년에는 동일방직 사건으로, 1980년에는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1985년에는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민청련(민주운동청년연합) 사건으로 구속됐다. 그는 이후 민청련 부의장 겸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정책실 차장을 역임했다. 1987년 전두환 정부의 부정선거 논란으로 발생한 구로구청 점거농성사건, 즉 '구로 항쟁'으로 구속돼 투옥하다 이듬해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그는 2년간 투병하다 숨을 거두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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