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학교 다목적강당에서 기증식
조씨, 학생들과 함께 '감동의 합창'



"조수미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해은혜학교 다목적강당에 교사들과 학생들의 밝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학교에 휠체어그네를 선물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 씨에게 진심을 다해 전하는 감사의 인사였다.

조수미 씨는 31일 오후 2시 화목동 김해은혜학교에 휠체어그네를 기증했다. 휠체어그네는 장애 아동들이 휠체어를 탄 채로 그네를 탈 수 있도록 만든 놀이기구다. 조 씨는 2011년 호주에서 휠체어그네를 본 뒤 국내 장애 어린이 시설에 휠체어그네를 기증해 왔다.
 

▲ 31일 김해은혜학교에서 열린 휠체어 그네 기증식에서 조수미 씨가 김해은혜학교 합창단 어린이들과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 씨는 바쁜 일정 중에서도 이날 기증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허성곤 김해시장, 신용진 김해교육지원청장, 배병돌 김해시의장과 김혜은혜학교 학생, 학부모 등 350여 명이 동참했다. 

조 씨는 인사말에서 "초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가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당시 학교 운동장에 그네가 있었다. 친구는 혼자서 그네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어른이 된 후에도 그 모습이 마음에 남았다. 5년 전 호주 장애인 학교를 방문해 처음 휠체어 그네를 보고는 친구 생각이 나서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선물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외국에서 휠체어그네를 수입해 기증하다 3년 전 보아스코리아 김종규 대표를 알게 돼 국내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 휠체어 그네를 기증했을 때의 기쁨을 잊을 수 없다. 3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더 안전하게 휠체어 그네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네 번째 선물을 줄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 조수미 씨와 김종규 보아스코리아 대표가 이태현 군이 탄 휠체어 그네를 밀어주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조 씨의 인사말에 이어 김해은혜학교 학생들이 감사의 노래를 불렀다. 화음이 맞지도 않고 노래 가사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조 씨와 참석자들의 귀에는 천사들의 합창처럼 들렸다.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조 씨는 무대에 올라가 학생들의 손을 잡고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기증식 후에는 이태현 군이 직접 그네를 시승했다. 조 씨는 그네를 밀어 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해은혜학교 오태석 교장은 "김해은혜학교 15년 역사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학생들은 조 씨가 오기 전부터 그가 어떤 사람인지 공부하고 노래를 듣기도 했다. 조 씨가 직접 방문해 아이들에게 더 큰 선물이 됐다. 모든 학생과 교사를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휠체어그네를 만든 김종규 대표는 "휠체어그네를 김해에 설치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 법안이 어서 통과돼 장애아동을 위한 놀이기구와 놀이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휠체어 그네는 안전 인증 기준이 없어 한때 철거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김해뉴스> 2017년 5월 24일 4면 보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김해을·산업통상자원위) 의원은 지난 8월 28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휠체어 그네' 등 장애아동 놀이기구 설치를 지원할 수 잇는 내용의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일부개정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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