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에서 다루는 질환 중 대표적인 질병으로 뇌졸중을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은 앓고 난 후에도 재발의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제나 항응고제라는 약물을 복용해 뇌혈관이 다시 막히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따라서 퇴원 후에도 환자들은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

평소에 이와 같은 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부작용 중 대표적인 것이 출혈성 부작용이다. 항혈소판제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혈액이 묽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이유에서 혹시 출혈이 생기면 피가 멈추는데(응고과정)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된다. 이와 같은 약물을 처방을 할 때 '약물복용 중 신체에 이상 출혈반응이 나타나면 약 복용을 중단하고 담당의사와 꼭 의논을 해야 한다'고 환자와 보호자들께 신신당부를 한다.
 
또 혹시 치과에서 발치를 할 경우에도 미리 의사와 의논을 해서 발치 수일 전부터 약물 복용을 일시 중단하고 발치 후에도 하루 혹은 이틀 정도는 출혈 여부를 관찰한 뒤 약물복용을 재개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가끔은 경우에 따라 심각한 출혈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뇌경색으로 필자에게 외래진료를 받는 환자 한 분이 치아가 불편해 치과진료를 받았는데, 발치를 위해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대한 상의를 하고 다시 오라고 했다며 필자를 찾아왔다.
 
그래서 발치를 할 경우 출혈 가능성 때문에 발치 2~3일 전부터 항혈소판제제의 복용을 중단하고, 발치 후 1~2일 정도 출혈 여부를 관찰한 후 출혈이 없으면 다시 항혈소판제제를 복용하라고 교육을 시켜다. 그래도 불안해서 담당 치과의사 앞으로 '출혈 경향만 주의하면 발치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가능한 한 빨리 아픈 치아를 뽑아 달라'고 소견서까지 적어 보냈다. 그런데 다음날 그 환자가 다시 와서 1개월 뒤에 치과치료 스케줄이 잡혔다면서 하소연을 했다.
 
예약환자가 많아서 1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얘긴데, 환자는 1달간 매일 치통으로 고생을 해야 할 판이니 앞이 캄캄할 수밖에…. 그렇다고 동네 치과의원에서는 뇌졸중 환자라고 아예 진료도 안 봐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다.
 
필자도 치과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라 별 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진통제 처방만 해주었는데, 며칠 후 그 환자가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시 찾아왔다. 그는 "원장님 아픈 이빨 뽑았습니다. 속이 다 시원합니다. 며칠 이가 아팠는데, 하루는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혓바닥으로 아픈 이를 건드려 보니 흔들리는 느낌이 있어 혀로 밀고 당기고를 반복했더니 그냥 이가 빠졌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이를 뽑아버리는 건데 괜히 겁먹고 걱정만 했습니다." 이럴 경우 환자가 의사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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