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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 수정 2017.11.01 09:39
  • 게재 2017.11.01 09:35
  • 호수 345
  • 17면
  • 홍태용 한솔재활요양병원 원장(report@gimhaenews.co.kr)

얼마 전 황치훈이라는 가수 겸 배우가 뇌동맥류파열에 의한 지주막하뇌출혈로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1980년대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드라마 프로에서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낯익은 배우이며, 청년기에는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었습니다. 

'원초적 본능'이라는 영화를 통해 세계적 섹시스타로 불렸던 샤론 스톤도 40대에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뇌출혈로 오랜 투병을 했습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해지는 계절이 오면 뇌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성이 강조되며 모두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얼마 전 필자의 진료실에도 50대 환자 3명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한 뇌동맥류 사진을 갖고 방문하였습니다. 다행히 세 명 모두 비파열성(터지지 않은) 뇌동맥류 상태였습니다. 세 명 모두 모 대학병원에 의뢰해 머리를 열지 않고 대퇴부(사타구니)를 통해 뇌혈관으로 카테터를 삽입하여 뇌동맥류를 메워주는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을 시행해 회복했습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안쪽 혈관 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손상되어 얇아지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현상입니다. 뇌동맥류의 혈관 벽은 얇아져 있기 때문에 급격하게 혈압이 변하는 경우 터지거나 찢어져 '지주막하뇌출혈'이라는 심각한 뇌출혈을 일으킵니다. 
 

지주막하뇌출혈은 발병 초기에 50% 이상 사망하거나,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기는 무서운 뇌혈관질환입니다. 뇌혈관에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선천성 기형이거나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등으로 인한 동맥경화증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중년 이후에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뇌동맥류의 발생이 높아 여성호르몬의 혈관보호 작용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 정도가 뇌동맥류 환자입니다. 주로 40-60대 사이에 많이 발생합니다. 뇌동맥류가 터지지 않은 상태를 비파열성 뇌동맥류라 부릅니다. 대개는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뇌혈관검사를 해보지 않으면 미리 알 수도 없습니다. 
 
뇌혈관 검사는 과거에는 대퇴부의 큰 혈관을 통해 카테터를 뇌혈관으로 삽입 후 촬영하는 뇌혈관조영술(DSA)을 주로 했습니다. 검사를 위해 병원에 2-3일간 입원하여야 하며, 큰 동맥을 뚫고 검사를 시행하는 다소 위험하면서도 침습적인 검사방법이었습니다. 단순히 건강검진을 위해 일부러 검사를 받는 분들이 드물었습니다. 
 
최근에는 영상의학의 발달로 혈관을 뚫어야 하는 침습적인 검사 대신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촬영(MRI)을 이용하여 뇌혈관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도입됐습니다. 그 이후에는 40세 이상 건강검진에서 뇌혈관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직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검진비용이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가 일단 뇌동맥류가 터지면 심각한 뇌출혈이 동반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중년 이후 건강검진을 받으실 때 뇌혈관검사를 한 번은 꼭 받아보시길 권유합니다.
 
40세 이상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항목에 CT나 MRI를 이용한 뇌혈관검사를 포함시켜주는 제도의 보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뇌출혈로 인한 생명의 위협과 사회경제적 비용의 손실을 따지면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발견하여 치료하는 게 의료보험 재정에도 훨씬 이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크지 않거나 주변의 중요한 혈관이나 신경을 침범하지 않은 상태이면 머리를 열지 않고 대퇴부를 통해 카테터를 삽입하여 뇌동맥류를 백금코일을 이용하여 메워주는 '코일색전술'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김해뉴스 /홍태용 한솔재활요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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