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진드기 유충 물리면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 균 오염된 물이 원인
대부분 회복하지만 합병증 사망도
야외 활동할 때 노출 최소화 주의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가을철에는 발열성 감염병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발길이 늘어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가을철 발열성 감염병은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병', '신증후군출혈열' 등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쯔쯔가무시병 전체 환자의 90%, 렙토스피라증 환자는 65% 이상이 9월 말~11월 말에 발생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전체 환자의 60% 이상이 10~12월에 발병한다.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면 미생물이 혈액 등을 통해 전신에 퍼져 발열과 혈관염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털진드기는 알, 유충, 약충, 성충 등 네 단계로 성장한다. 유충이 약충으로 변화하는 과정일 때 사람이 호흡하는 냄새를 맡고 피부에 달라붙어 피를 빤다. 팔, 다리, 머리, 목 등 노출된 부위나 습기가 많은 사타구니, 목덜미, 겨드랑이, 엉덩이 부위를 유충이 물면 유충에 있던 쯔쯔가무시균이 사람 몸으로 들어가게 된다.
 
유충에 물린 자리는 벌겋게 부어오르고 가운데 부분에 노랗거나 검은 딱지가 생긴다. 이것을 '가피'라 부른다. 쯔쯔가무시병이 의심될 때는 몸의 구석구석 가피를 잘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수가 증가하는 9월부터 발생한다. 2~14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자기 오한, 발열, 두통 등 초기 증상이 생긴다. 이어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 인후염, 발진 등이 나타난다. 
 
김해복음병원 소화기내과 이명희 과장은 "쯔쯔가무시병은 감염 초기에 항생제로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다. 굳이 치료하지 않더라도 2주 이상 고열에 시달리다 서서히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은 일부 환자가 패혈성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의식저하 등 합병증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 가을철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쥐·소·돼지·개 등의 소변에 오염된 물 등을 먹거나, 오염된 토양·물 등에 긁힌 피부 상처가 노출될 경우 감염된다.
 
렙토스피라증의 잠복기는 3~14일이다. 렙토스피라증 초기 증상은 급작스러운 두통, 눈의 충혈, 근육통, 피로감, 구토와 메스꺼움 등이다. 39도 이상의 고열도 생긴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되면 장기가 손상돼 간과 신장 부전증이 발생한다. 또 눈 흰자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생기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하게 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된 들쥐의 소변, 분변 등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돌며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쥐가 많이 서식하는 야외에 눕거나 작업할 때 감염이 될 위험이 높다.  
 
신증후군출혈열에 걸리면 혈관기능 장애 때문에 복막 뒤에 부종이 생기면서 복통과 요통이 일어난다.  발열, 신부전,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다양한 증상도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정신착란, 섬망, 혼수 등 쇼크도 발생한다. 신증후군출혈열 환자 중 5~15%는 쇼크, 급성신부전, 급성 호흡곤란증, 출혈 등으로 사망에 이른다. 
 
가을철 발열성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할 때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말아야 한다. 또한 풀이나 숲에서 용변을 보지 말아야 한다. 논이나 고인 물에 들어갈 때는 고무장갑, 고무장화를 꼭 착용하도록 한다. 
 
이 과장은 "기온 변화가 심한 가을철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꼭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모자를 써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에 앞서 진드기 기피제를 옷에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통, 발열 증상이 발생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도움말
이명희 김해복음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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