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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에 찍어먹은 ‘알바니아’ 삼겹살, 낯선 이국만리서 즐긴 ‘한국의 맛’(18) 불가리아 소피아~ 이탈리아 아말피
  • 수정 2017.11.01 11:35
  • 게재 2017.11.01 11:35
  • 호수 345
  • 12면
  • 최정환·최지훈 부자(report@gimhaenews.co.kr)
▲ 이탈리아 소렌토로 가는 길에 있는 지중해 바다마을 아말피 전경.


 

불가리아 소피아 거쳐 세르비아 국경으로
우연히 체첸·코소보 등 전쟁 지역만 지나

두러스에서 만난 두 한국인 청년 바이크족
백사장 물놀이하고 맛있는 돼지고기 만끽

이탈리아 아말피 지나다 폭우로 생고생
차 타고 가던 한국여성 도움 ‘커피 한 잔’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 도착해 오토바이를 점검하고 엔진오일도 교환했다. 소피아에는 '성 게오르기 교회'가 있다. 소피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의 하나로 4세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로마시대에는 교회로, 터키 지배 시절에는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됐다. 전체적으로 도시에는 공원과 녹지대가 많아 푸르렀다. 또 높은 빌딩이 거의 없어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소피아를 천천히 관광한 뒤 세르비아로 통하는 국경을 향해 출발했다. 아빠는 과거 유고슬라비아연합이 있을 때 세르비아가 중심 국가였다고 설명해 주었다. 아빠는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될 당시 세르비아의 코소보지역에는 알바니아 사람들이 많이 거주했다. 그들은 독립을 요구했는데 세르비아는 들어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코소보 사태가 발생했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결국 세르비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코소보를 독립시켜 줬다"고 말했다.

어쩌다 보니 여행 경로가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 체첸사태, 코소보사태 등 전쟁의 중심지였던 곳들과 겹쳐졌다. 우리는 이탈리아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 알바니아로 향했다. 코소보를 지나 알바니아로 가는 국경검문소는 한 곳으로 통합이 돼 있었다. 코소보와 알바니아는 서로 친한 것 같았다. 신기했다.

우리는 잠시 알바니아의 항구도시인 두러스에 들러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다. 우리처럼 한국을 떠나 와 바이크를 타고 유라시아 횡단을 하는 사람들이다. 아빠가 한국에 있을 때부터 모임을 통해 함께 만나던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우리처럼 중앙아시아를 거쳐 온 게 아니고,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 북유럽을 거쳐 왔다고 한다.
 

▲ 최정환-최지훈 부자가 알바니아 두러스 해안가에서 지인들과 함께 수영을 즐기고 있다.

 
두러스 바닷가에 도착하니 먼저 온 상학이 삼촌과 진현이 삼촌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러스는 유명관광지가 아니라서 동양인을 만나기 힘든 곳이다. 이런 곳에서 한국인 삼촌들을 만나다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곳의 바닷가 백사장은 아주 길고 컸다. 다함께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근처 가게에서 돼지고기를 사다 구워 먹었다. 중앙아시아에서 터키까지는 이슬람국가라서 돼지고기를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고추장에 찍어 먹는 삼겹살은 정말 맛있었다. 우리는 이틀간의 휴식을 즐긴 후 아쉽지만 다시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섰다.

우리는 이탈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바리로 가는 페리를 타기로 했다. 삼촌들은 우리가 지나온 터키로 간다고 했다. 우리는 터키 정보를 알려주었다. 여행자들은 만나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주고 받는다.

▲ 이탈리아 소렌토 시내 전경.

이탈리아로 가는 페리는 아주 컸다. 자동차들이 줄지어 승선하고 있었다. 우리 차례가 돼 배에 바이크를 실었다. 넓은 객실 바닥에 침낭을 펴고 편하게 이탈리아로 향했다. 밤 11시에 출발한 배는 아침 8시에 도착했다. 이탈리아에 도착해 가장 먼저 느낀 건 비싼 물가였다. 기름 값도 비싸고, 밥값도 지금까지의 두 배였다.

바리를 출발해 소렌토로 향하는 길에 아주 멋진 지중해 바다 마을을 만났다. 아말피라는 마을에는 절벽에 지어진 집들이 많았다. 날씨는 좋지 않았고 계속 비가 내렸다. 조금씩 내리던 비는 어느 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로 변했다. 나중에 뉴스를 보고 안 사실이지만 이 폭우로 이탈리아 사람 여러 명이 실종됐다고 한다.

좁은 곡각지가  많아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승용차 한 대가 뒤를 따라 왔다. 추월하지도 않고 그저 쫓아왔다. 먼저 보내주려고 오토바이를 잠시 세웠더니 차 창문이 열렸다. 그리고 누군가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다는 혜미 누나와 스위스 출신의 마이클이라는 형이었다. 친구 2명이 더 있었다. 오토바이 뒤에 달린 태극기가 너무 반가워서 쫒아왔다고 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무척 궁금했다고 한다.
 

▲ 불가리아 소피아~ 이탈리아 아말피 지도.

 
그들은 완전히 비에 젖은 우리를 근처 호텔의 카페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따뜻한 커피와 코코아를 사주었다. 비를 너무 많이 맞아 추웠는데, 온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앞으로의 여행경로를 들은 마이클 형은 스위스에 있는 자신의 집에 꼭 들렀다 가라고 말했다. 정말 고마웠다. 아빠가 스위스 물가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했는데 잘 곳이 생겨서 좋았다. 혜미 누나와 마이클 형 덕분에 잠시 몸을 녹인 후 다시 길을 나섰다. 다행히 출발할 때쯤엔 비가 서서히 그치고 있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유럽이지만 대개 여행사를 통해서 오기 때문에 유명관광지를 중심으로 둘러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정해둔 곳 없이 가다가 좋은 곳을 만나면 쉬고, 다음날 또 여행지를 정하기 때문에 생각지 못한 신기한 일들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이탈리아에서의 좋은 만남이 스위스에서도 계속 이어질까. 흥미진진한 여행은 계속된다.

김해뉴스 /최정환 최지훈 부자 /바이크 타고 유라시아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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