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벽에 누군가 낙서를 해놓았다. '너를 믿었단 말이야'. 어느 어린 학생의 연애사 관련 푸념을 적은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경전철 관련 시민들의 외침인 것 같아 눈물난다. 우리 김해시민들은 김해시를 믿었다. 그리고 김해시 공무원들을 믿었다.
 
또 김해 정치인들을 믿었을 것이다. 믿고 김해를 맡겼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지역 정치인들이 경전철 개통과 발전에 대해 발 벗고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모습은 꼭 필요하리라 본다.
 
지난 7월 시의회 정례회 기간에 경전철 소음 관련 방음벽 터널을 설치해야 한다는 '5분 발언'도 하였지만 아직도 우리 시는 경전철 조합과 함께 안전성 문제, 누수문제, 소음문제들을 명확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자꾸 보인다. 하지만 해법은 분명히 있다.
 
며칠 전 부산김해경전철㈜이 인제대 동남권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조사연구 보고서를 보니 경전철 노선 23.9㎞를 기준으로 승용차 대체수단으로 경전철을 타면 하루 8천447원, 연 출·퇴근 일수를 감안해 202만7천280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또 경전철 승객이 당초 예상한 하루 17만6천358명의 30%(김해시는 20% 추정) 수준이면 연간 통행시간 절감비용 267억원, 차량운영비 절감 208억원, 교통사고비용 절감 23억원, 환경비용 절감 27억원 등 526억 원의 시민편익이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곧 개통할 경전철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인세를 인하하고 재협상으로 보전율을 낮출 방법은 없을까? 어떤 경영으로 수익률을 높일까? 방법을 강구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이다. 그런데 경전철을 타기 싫도록 언론사에 인터뷰하고 김해시의 파산 가능성과 경전철 유치의 잘못만 홍보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사실 경전철의 적자는 당연하다. 경전철 유치 당시에는 교통문제 해결 방안이 그것밖에 없다는 결론이 났을 것이다. 대도시 지하철의 적자로 국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지하철을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와 같는 이치 아닐까.
 
그렇다면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이제는 정말 희망을 이야기하자. 경전철이 도심을 관통하는 거대한 모노레일이 되어 영남권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김해를 최적의 관광지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민과 전문가를 참여시켜 경전철 홍보 전략과 온갖 이벤트를 만들자. 부산의 젊은이들에게 경전철 안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있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3시간 데이트 코스를 개발하는 것은 어떨까? 잃어버린 아틀란티스처럼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초기 가야문명의 발상지인 이곳 김해를 제대로 홍보하고 인근 맛집과 구경할 곳들을 경전철과 함께 홍보하는 데 전력을 쏟자.
 
나는 5대 시의원 때 시정질의를 통해 우리 시의 경전철 역사가 12개인데 그 중 4개나 대학명으로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 적이 있다. 부산의 경우 대학이 역명에 이름을 넣을 경우 홍보비로 연간 4천만~5천만 원의 사용료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인제대학의 경우 지역의 거점대학이라는 이유로 인제대학교 이름을 앞에 올려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 알다시피 인제대의 경우 역에서 대학까지 거리가 2㎞나 떨어져 있다. 답은 하나다. 인제대학이든 다른 대학이든 김해시민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지역발전기금을 내놓고 거점대학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김해발전을 위한 여러 노력들을 해 나간다면 시민들도 수긍하게 될 것이다.
 
조만간 개통될 경전철이 '희망철'이 될 수 있도록 적자 해결을 위해 정치권을 비롯한 김해시민 모두의 동참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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