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동아리 '책 도끼' 회원들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회원 7명 매달 한 번 모여 토론
박웅현 <책은 도끼다>에서 이름
행사 마치면 서평 써 파일 정리



시계가 오전 10시를 가리키자 삼계 아파트 단지 속 '삼계 푸르지오 작은도서관'은 한순간에 시끌벅적해진다. 도서관 문을 열자 중년 여성 6명이 둘러 앉아 막 내린 커피와 비스킷을 손에 쥐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책 도끼' 독서 동아리 회원들이다. 이들은 매달 한 번 '삼계 푸르지오 작은도서관'에 모여 오전 10시부터 독서 모임을 가진다. 7명으로 구성된 '책 도끼' 회원들은 자영업, 재택근무,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그래서 다음 모임 날짜는 만날 때마다 조율해 정한다. 
 
회원 최은정(44) 씨는 "동아리 이름은 박웅현 저자의 인문학 <책은 도끼다>에서 따 왔다. 도끼로 물건을 내리치면 금이 가거나 부서진다. 이처럼 책을 읽어 삶에 큰 영향을 받자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소개했다. 
 
'책 도끼' 동아리 회원들은 모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소설, 경영·경제, 사회·역사 등 분야를 불문하고 한 달 동안 읽을 서적을 정한다. 그 후 이전에 봤던 책을 토대로 느낀 점, 알게 된 점, 기억에 남는 내용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이들은 한 달 전 사이먼 사이넥의 자기계발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읽어오기로 했다. 
 
회원 차시후(37) 씨는 "지난 9월 모임 때 미국에서 인기 있는 책이라는 말을 듣고 기대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결과, 공감하기 어렵고 제대로 읽혀지지 않았다. 번역 서적이어서 앞 문장과 뒷 문장 연계성이 없었다. 마지막까지 '왜?'라는 질문만 생각하면서 책 읽기를 끝냈다"고 토로했다.
 
모임 회장을 맡은 박자영(48) 씨는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은 책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는 거 같다. 동양은 유교정신에 따라 스승이 제자에게 가르침을 주지만, 서양은 스승과 제자가 서로 묻고 물으며 토론을 한다.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는 이유 역시 독자에게 명쾌한 답을 주기보단 질문을 던져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문화 차이를 설명했다. 
 
'책 도끼' 회원들은 도서관에 사람이 없을 때 모임을 가진다. 학생들의 방학기간인 1월과 8월에는 독서 모임을 잠시 중단한다. 대신 읽어올 토론 도서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두꺼운 서적으로 골라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모임이 끝나면 회원들은 다 같이 서평을 써 파일로 만든다. 감명 깊은 구절,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 깨달은 점 등을 적어 '책 도끼'만의 역사를 만들어낸다. 서평에는 '지금까지 나의 삶이 커다란 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려 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회원 최지은(40) 씨는 "다음 모임은 오는 23일에 가질 예정이다. 책은 톨스토이가 지은 <안나카레니나>로 선정했다. 유명작가의 책인 만큼 기대가 크다. 모두 열심히 읽고 다음 달에 보자"고 모임을 끝맺었다. 김해뉴스

문서영 인제대 학생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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