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동 문학 거장의 신작
깜깜한 밤, 둘이 펼치는 모험담



흔히 나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또래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거나 거리를 두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거리감을 두지 않고 사귀다 보면, 오히려 자신의 성격의 단점을 보완해 줘 더 끌리게 되고 좋아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밤의 왕국>은 그런 아이들이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프랑스 아동 문학의 거장 막스 뒤코스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막스 뒤코스는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와 <비밀의 정원>으로 프랑스 어린이들이 직접 선정하는 아동청소년문학상인 '앵코 티블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한밤의 왕국>은 그의 저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아쉴은 매일 같이 장난을 치고 야단맞는 학교 최고 말썽꾸러기이다. 반면 마시모는 교장 선생님 아들로 쉬는 시간에도 공부만 하고, 숫기가 없어 친한 친구조차 없다. 학교 최고의 말썽꾸러기 아쉴이 온종일 장난을 치던 어느 날. 결국, 그는 친구들과 격리돼 옆방에 혼자 있는 벌을 받는다. 이런 그 앞에 모범생 마시모가 나타난다. 장난꾸러기 아쉴과 모범생 마시모. 깜깜한 밤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가슴 졸이는 일이 펼쳐진다.

책은 어린이들을 가슴 설레는 모험의 세계로 안내한다. 특히 아쉴과 마시모가 한밤 중 학교 곳곳을 탐험하며, 위기의 순간들을 헤쳐 나가는 모험이 긴박하고 유쾌하게 펼쳐진다. 한밤의 왕국을 건설하고, 직접 중세 시대의 왕과 충직한 신하가 되어 전쟁을 치르고, 승리도 거둔다. 그러고는 학교 밖 으스스한 숲속까지 모험을 떠난다.

이 책은 아쉴과 마시모가 서로의 결점과 장점을 상호보완하는 모습을 통해 불완전한 둘이 완전한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말썽꾸러기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아쉴은 마시모를 모험의 세계로 인도하고, 내성적이지만 똑똑한 마시모는 듬직하게 아쉴의 모험을 지원한다. 아쉴 혼자서는 한밤의 왕국을 세울 수 없었지만, 마시모와 함께 지혜를 모아 멋진 모험을 시작하고 위기의 상황을 이겨 낼 수 있었다.

책 끝에 이런 말이 나온다. '마시모와 아쉴, 모범생과 말썽쟁이는 이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어요. 마시모는 아쉴의 숙제를 도왔고, 아쉴은 마시모를 모험 속으로 안내했어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친구란 부족한 부분을 들추기보다 보듬어 주고, 서로 채워 가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될 터이다. 또한, 아주 작은 관심과 이해를 더 한다면, 성격이 다른 친구라도 얼마든지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부산일보 제공 김해뉴스 책(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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