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벌써 김해에서 ‘문화’라는 이름의 카테고리에 몸을 담은지 20년이 되어간다.
 
나름 적지 않은 시간을 김해에서 보내면서 온전히 김해에서 나고 자라신 분들께는 죄송할 수 있지만, 누군가가 출신을 물어올때면 이제 김해출신이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학창시절 친구들의 목표는 어떻게하면 빨리 김해를 떠날 수 있는가였다.  내가 김해에 처음 발을 디딘 중학교시절, 외부에서 바라보는 김해는 교과서에 나오는 김해평야, 바로 시골, 촌이었다. 나 역시 김해로 전학을 오며 나름 도시에서 시골로 오게되는 실망감이컸다.
 
그만큼 김해는 그때도 큰 소망이 없이 뭔가를 배우고, 자리를 잡으려면 타도시로 가야한다는 인식이 컸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나 또한 대학시절까지는 김해에 머물렀으나, 대학졸업 무렵부터 서울과 부산등을 매주 오가며 공부하면서 늘 갈증이 있었다. 왜 내가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불편하게 외부로 가서 해야할까!
 
그 중 대도시 친구들과 경쟁하며 있었던 나름의 ‘딱지’는 ‘지방출신’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항상 나의 콘텐츠가 동일한 경쟁에서 다른 시각을 일으키는데 작용했다. 그래서 늘 경쟁보다는 나름의 블루오션을 택하는 본능을 가지게 된지도 모른다.
 
아직도 김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시대적 트렌드는 많이 달라졌다. 우리의 생각에 따라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달라 질 수 있다. 
 
이제는 더이상 ‘지방’이 아닌 ‘지역’의 문화가 이미 확산되고 있다. 상황과 조건은 바뀌지 않았다. 어디에 초점이 있는가의 문제이다. 여기서부터 우리의 경쟁력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어디에 있는지가  크게 중요한 시대는 끝났다. 예전에 그리 찾아보기 힘든 '개천의 용'들을 매스컴을 통해 매일 만나는 듯하다. 그들의 대다수는 환경에 매이기보다, 환경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고 삶을 살았다.
 
여기서 '지방'이 아닌 '지역'의 힘이 시작된다.
 
최근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만 잠시 반짝거리는 결과외에 제대로 문화로 자리잡지 못하는 여러가지 정책과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왜 일까에 대한 고민은 이 부분에서 연결점이 있는 듯하다.
 
결국 생각이 변화되지 않으면 ‘사상누각(砂上樓閣)’의 사태들을 면할 수 없다. 이것은 '문화'의 영역안에서 교육, 기술,예술등 전반을 포함하여 적용되는 일이다.
 
이제 김해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지방’의 사고에서 ‘지역’의 사고로 전환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자신의 영역을 존중하고, 거기서부터 창의적 문화를 꽃피워간다면, 김해는 제대로 ‘문화도시’라는 슬로건이 부끄럽지 않게  성장되고 이뤄져 갈 것이라 믿는다.
 
당분간은 잠시 반짝이는 결과에 대한 예산집행과 투자보다는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위한 교육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꾸준하게 마련하는데 더 노력하여 기초가 튼튼하게 자리잡고 그 베이스에서 김해만의 독창성 있는 문화플랫폼과 문화가 형성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 지역에서 많은 일들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중이다. 김해청년포럼, 주민참여예산제, 지역의 다양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모임들이 그것이다. 꼭 구색에 맞지 않더라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이런 일들을 찾아내고 성장시키고, 지원하는 시도들이 필요하겠다.
 
이제 '문화도시 김해'의 슬로건이 던져졌다. 
 
5년, 10년의 중장기 기획중에 사고를 바꾸는 계획이 초기단계에 반드시 필요하겠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지역'이라는 사고로 전환할 수 있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김해시민들의 자존감이 올라가고,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함께 꿈꾸어지기를 기대한다. 이후 하나씩 문화로 엮어낸다면 진정한 '문화도시 김해'로 손색이 없는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방’에서 ‘지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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