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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온 곳 다시 찾는 황새, ‘봉순이’는 내년 봄 김해 올 것”황새 봉순이 고향에 가다 (4) 봉순이가 살아갈 김해
  • 수정 2017.12.06 10:58
  • 게재 2017.11.29 10:14
  • 호수 349
  • 13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내 설치된 인공둥지.

  

2014년부터 화포천·봉하 찾은 'J0051'
올해는 친환경 농지 성토공사로 안 와

환경부, 화포천 습지생태지역 지정
노무현 재단, 인공둥지 2개 추가 설치

“봉순이는 자연 보호 메시지 주는 전령사,
개발 막고 아름다운 자연 지켜나가야”




2002년 일본 도요오카 논과 습지에 러시아에서 온 길 잃은 황새 한 마리가 찾아들었다. 도요오카 사람들은 황새가 나타난 날짜 8월 5일라는 뜻으로 '하치고로'라고 이름을 붙였다. 1988년 황새 인공번식에 성공한 뒤, 황새 자연 방사를 고민하고 있던 도요오카와 일본 정부에게 하치고로의 등장은 도요오카에서 황새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후 일본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는 자연 방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고 2005년 자연 방사에 성공했다.
 

하치고로가 도요오카를 찾아 희망을 안겨준 지 12년 후인 2014년 김해 진영읍 봉하뜰과 한림면 화포천에 황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이 황새는 'J0051'. 도요오카에서 2005년 자연 방사를 한 뒤 자연에서 정착한 황새 부부에서 태어난 자연 방사 2세대였다. J0051은 우리나라에서 황새가 멸종된 후 처음 야생에서 발견된 황새이자, 도요오카의 황새 중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 외국까지 날아간 황새였기 때문에 의미가 깊었다. 이 암컷 황새의 이름은 '봉하마을'의 '봉'을 따 '봉순이'가 됐다.
 
봉순이는 2014년부터 매년 봄 화포천과 봉하를 찾았다. 황새는 특성상 한 번 찾은 곳을 계속 찾는다고 한다. 그 때문에 도요오카에서는 인공둥지마다 이용하는 황새부부가 정해져 있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 봄 김해에서 봉순이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가까운 주남저수지에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봄 농촌진흥구역 해제 갈등으로 일부 농민들이 중장비 등을 동원해 농지 성토를 했던 것 때문에 봉순이가 김해를 찾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렇다면, 내년 봄에는 봉순이가 다시 김해를 찾을까.
 
환경 전문가들은 봉순이의 도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봉순이에게는 반가울만한(?) 소식이 이어지며 봉순이가 다시 화포천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지난 23일 환경부가 봉순이가 자주 찾던 화포천 중하류 지역 1.244㎢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화포천은 20년 전만 해도 공장 오폐수와 생활쓰레기로 생태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민·관·전문가의 자연정화 활동과 친환경 농업으로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습지가 됐다. 화포천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으로 화포천 인근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생태 환경을 보전할 수 있게 됐다.
 

▲ 화포천을 찾은 봉순이. 사진제공=도연스님

 
생태교육단체 '자연과사람들'의 대표인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곽승국 관장은 "올해 초 농지 성토로 인해 화포천 부근이 공사판이 되면서 봉순이가 오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성토 부분도 거의 없어졌다. 더욱이 습지보호지역이 되면서 습지 보전에 더 힘을 쓰게 된다면 화포천이 더 건강해지고 더 많은 새들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농법인 봉하마을의 김정호 대표는 "황새 복원지, 도래지를 가봤지만 봉하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하면서 친환경 농업을 짓게 돼 지금은 100~120㏊에 친환경 생태농업을 하고 있다. 개별·분산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짓는 곳은 많지만 이렇게 단지화로 친환경 농업을 짓는 곳은 없다. 이런 환경은 황새에게 좋은 먹잇감을 제공했다. 생태농업이 10년째 이어지고 있고 습지보호지역이 되면서 생태 환경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봉순이가 다시 김해를 찾을 것을 대비해 봉순이가 생활할 수 있는 인공둥지도 세워지고 있다. 화포천 인근 주민들과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2014년 6월 김해시 예산 500만 원을 들여 화포천습지생태공원 내 20m 높이의 우리나라 최초의 황새 인공둥지를 만들었다. 봉순이가 이 둥지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높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황새의 특성에 따라 추가 둥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 봉하마을 장터.

노무현 재단은 지난달 29일 봉순이를 위한 인공둥지를 만들어달라는 지정 후원을 받아 화포천습지생태공원 내에 12m 높이의 인공둥지 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노무현 재단은 봉순이가 자주 왔던 봉하뜰 논 인근에 인공둥지를 하나 더 설치할 예정이다. '봉순이아빠'로 불리며 '황새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도연 스님은 장기적으로 국내 황새 인공둥지 100개 만들기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농법인 봉하마을은 지속적으로 친환경 생태 농업지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농약과 화학 비료를 쓰지 않는 친환경 쌀 재배는 봉순이를 비롯한 동식물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 매년 '봉하쌀'로 재배되는 친환경 쌀은 680t이다. 10㎏기준 무농약 쌀은 3만 5000원, 무농약에 화학 비료도 쓰지 않는 유기농 쌀은 4만 2000원 수준으로 관행 농법으로 재배한 쌀 가격의 1.5배에 달한다. 봉하마을 김정호 대표는 "친환경 농업을 통해 황새,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황새가 살 수 있는 자연 환경을 유지, 보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 친환경 생태농업으로 재배하고 있는 봉하쌀.

2012년 화포천습지 내 문을 연 화포천습지생태공원과 지난해 9월 문을 연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이 생태 교육을 감당하고 있다. 생태학습관, 생태관찰로 5.5㎞, 생태수로 2개소 등으로 조성된 습지생태공원에서는 독수리·물새 탐조, 반딧불이 체험, 야생동물 강연 등 생태전문가와 자연생태지도사의 안내 아래 다양한 자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화포천습지생태공원에 따르면 생태공원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7만 명, 체험객은 1만 2000명에 달한다.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역시 논 습지 체험, 모내기, 추수, 허수아비 만들기 등 다양한 생태환경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도연스님은 "새를 연구하며 전국을 돌아봤지만 김해 봉하가 새가 살기에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러나 그 곳에 봉순이가 온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되살리려 했던 봉하의 환경을 더 이상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와 자연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황새가 살기 좋은 환경은 결국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속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이다. 봉순이가 주는 메시지를 기억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지켜나가는 김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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