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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나라 다양한 국수도 먹고 문화체험도 즐기고소소한 식탁-국수 편
  • 수정 2017.12.06 13:46
  • 게재 2017.12.06 09:05
  • 호수 350
  • 10면
  • 취재보도팀(report@gimhaenews.co.kr)



팔팔 끓는 냄비에 국수를 삶는다. 누군가 뚝뚝 끊어버린 듯한 면발, 오동통한 면발. 면발 모양은 각양각색이다. 태국, 몽골 등 맛도 향도 다른 국수가 목구멍으로 꿀떡꿀떡 넘어간다. 김해문화재단은 지난달 14~30일 동상동 일대서 '소소한 식탁'을 진행했다. 2017년 무지개다리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 주제는 면 요리 편 '국수'다. 김해뉴스는 '소소한 체험단'과 함께 김해지역 음식점에서 6개 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태국 '란콘므엉'
 

쌀국수 따끈한 국물 한 입에 추위가 스르륵 녹는다

 
‘꾸어이띠아우’ 진한 야채육수 담백
볶음국수 ‘팟씨유’ 자꾸 손이 가



후두둑후두둑. 창문을 흔들 정도로 세찬 비가 내렸다. 주린 배는 저녁 식사시간을 눈치 챘는지 연신 꼬르륵 거렸다. 굵은 빗줄기에 멀리는 가지 못하고 호텔 바로 옆 쌀국수집으로 향했다. 어설픈 발음으로 '꾸어이띠아우'를 외친 뒤 5분도 안 돼 테이블에는 비에 젖은 몸을 녹이는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이 나왔다. 태국에서 지냈던 지난 날의 추억이다.

▲ 소소한 체험단들이 태국 출신 송상화 씨의 태국 음식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다.

동상동 태국음식점 '란콘므엉' 에서 추억의 음식 꾸어이띠아우와 조우했다. 우리에게 '쌀국수'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꾸어이띠아우는 우리나라의 '국수'처럼 대중적인 음식이다. 란콘므엉은 태국출신 농야우 스리찬(45·여) 씨와 양관석(43) 씨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음식점이다. 태국어로 '란'은 가게, '콘'은 사람, '므엉'은 도시로 도시 속 사람과 어우러진 가게를 의미한다. 란콘므엉의 뜻처럼 가게는 태국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 가지런히 두 손을 모은 스님 사진과 불상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꾸어이띠아우, 팟씨유입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테이블 위에 김이 폴폴 나는 꾸어이띠아우가 올랐다. 돌돌 말린 쌀면 위에 숙주, 청경채, 데친 돼지고기, 튀긴 돼지고기껍질이 올라갔다. 식초와 설탕에 저린 고추와 땅콩가루를 아낌없이 꾸어이띠아우 위에 얹는다. 식탁 위에 있는 고추, 설탕, 고춧가루, 땅콩가루는 취향에 따라 넣어 먹으면 된다. 온갖 야채와 닭 뼈 등을 넣어 푹 끓인 육수는 담백하다.
"태국 현지에서 꾸어이띠아우를 주문할 때 면 굵기를 선택할 수 있어요. 가는 면은 '쎈미', 중간 굵기는 '쎈렉', 넓은 면은 '쎈야이'라고 불러요. 꾸어이띠아우에 국물이 있으면 '꾸어이띠아우남', 국물이 없으면 '꾸어이띠아우행'이라고 해요. 한국말로 '고수'라고 불리는 팍치는 향이 강한 채소에요. 태국 음식점 가면 주방장에게 '마이 싸이 팍치(팍치 빼주세요)'라고 말하세요."

태국 출신 송상화(41·여) 씨가 맛있게 꾸어이띠아우를 먹는 법을 설명해준다. 허공 위로 젓가락이 오가고 하얀 쌀면이 공중에 떠다닌다. 접시에 담긴 꾸어이띠아우를 고개를 푹 숙이고 정신없이 먹는다. 음식점 안에는 '후루룩 후루룩' 소리만 울려퍼진다. 깔끔한 육수를 접시 채 마시자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 태국 ‘꾸어이띠아우’


젓가락은 다음 음식인 '팟씨유'로 향했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넓은 면 볶음 국수'다. 간장과  우리나라 젓갈과 맛이 비슷한 피시소스로 간을 하고 계란, 청경채, 당근, 돼지고기 등을 넣었다. 접시 위에 레몬을 손으로 쭉 짜서 새콤한 맛을 가미한다. 새콤달콤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태국인 누차낫(41·여) 씨는 "태국도 바다에 인접해 남부지역에는 한국의 젓갈 같은 소스가 발달해있다. 태국 음식 중에는 인근 국가인 중국, 미얀마 등의 영향을 받은 음식도 많다. 팟씨유도 중국 차궈띠아오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 체험단이 니라몰 사오하(오른쪽) 씨의 태국 전통춤을 따라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쫀득한 쌀국수 면은 돼지껍데기 식감과 비슷하다. 면과 야채를 열심히 씹어 목구멍으로 넘기고 나면 혀끝에 카라멜향기가 살짝 남는다. 배불리 태국 음식을 먹은 체험단의 얼굴에도 만족한 듯 웃음꽃이 핀다. 소소한체험단 김정화(66·여) 씨는 "멸치향이 진한 국수와 비교하면 꾸어이띠아우는 심심한 맛이다. 하지만 야채 육수의 담백함에 끌려 자주 먹으러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 전통의상 '추타이'를 입은 태국출신 니라몰 사오하(48·여) 씨가 '쟁쟁쟁' 울리는 태국 음악 박자에 맞춰 손끝을 우아하게 올리며 제자리를 돈다. 전통춤을 따라하는 체험단 웃음소리가 란콘므엉 밖까지 울려 퍼졌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 우즈베키스탄, 태국, 한국 참가자들이 양고기가 들어간 몽골 국수를 먹는 모습.

 

몽골 '서윰버'

가벼운 면발 무게 더하는 양고기의 진한 풍미

 
짠 맛·기름진 맛 조화, 볶음국수 '초이왕'
깊은 육수로 입맛 다시는 '고를테소르’



과거의 영향도 시간이 흐르면 잊히기 마련이다. 몽골은 역사적으로 인연이 깊은 나라다. 갓난아기 엉덩이에 퍼런 몽고반점이 한민족과 몽고인만 있단 소리는 흔히 듣던 말이다. 몽골은 원 간섭기 전통 결혼식에서 족두리, 연지·곤지를 쓰도록 했다. 몽고 식문화가 설렁탕이나 갈비의 탄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몽골은 역사적으로 관계가 거의 없던 동남아보다 낯선 나라다. 잊혀진 몽골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마련됐다. 겨울의 문턱을 맞은 지난 16일 원주민과 태국, 미얀마, 우즈베키스탄의 이주민들이 함께 한 소소한 식탁 체험단이 동상동 전통시장의 몽골 음식점 '서윰버'를 찾았다.

유목민의 특성과 대평원의 추운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몽골의 음식은 담백하기보단 기름졌다. 이런 기름진 음식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식 외에 먹거리는 지방을 분해시킬 수 있는 음식으로 구성됐다.

국수가 나오기 전 입가심을 위한 간단한 음료와 주전부리가 나왔다. 최근 국내에서도 비타민 나무로 알려지기 시작한 '차차가나' 주스가 나왔다. 징기스칸이 자양강장제로 썼다는 차차가나는 흡사 오렌지 주스와 비슷했지만 좀 더 진하고, 신맛이 강했다. 우유와 요거트를 섞어 만든 '아룰'은 숭덩숭덩 썬 치즈를 말린 모양이지만 맛은 요거트의 시큼함이 전해졌다.

창원에서 온 김라은(35·여) 씨는 13년 전 몽골 여행을 한 게 생각나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현지음식보다 내국인 입맛에 맞게 순화됐지만, 몽골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맛'이라고 평했다.

몽골은 유목민의 나라답게 양고기, 소고기, 낙타, 염소 등 다양한 고기를 즐겨 먹는다. 면요리에도 고기가 빠지지 않는다. 조리법도 기름과 함께 오래 우려내는 식이었다. 국물이 다소 가볍고 향신료가 강한 동남아 국수들에 비해서, 조금 묵직하고 진한 느낌을 줬다. 양고기가 들어간 몽골식 볶음 국수 '초이왕(최방)', 짠맛과 기름진 맛으로 맛을 냈다. 하지만 양고기 특유의 잡내를 잡은 덕분에 큰 거부감을 주진 않았다.

▲ 몽골 ‘고를테소르


초이왕에 비해 양고기로 국물을 진하게 우려 감자, 당근 등을 넣어 만든 '고를테소르'가 참가자들에게 좀 더 호응을 얻었다. 이 국수의 빛깔은 육개장에 가깝지만 매운 양념은 일체 쓰지 않았단다. 후추로 양고기 특유의 향을 잡고, 맛을 냈다고 한다.

두 국수 모두 칼국수처럼 밀가루 반죽을 밀어 칼로 자른 것이다. 반죽을 많이 치대지 않은 탓인지 쫄깃한 탄력은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면의 개성이 강하지 않은 덕분에 고기, 다른 야채와 잘 조화되는 식감을 주기도 했다. 국수와 곁들여진 감자샐러드, 오이 토마토 샐러드는 기름진 메인 메뉴들과 조화를 이뤘다.

국수를 다 먹어갈 때 쯤 별미로 고기 요리가 따로 나왔다. 목축의 나라로 유명한 몽고 음식인 만큼 '맛'보고 가라는 식당 사장님의 배려였다. 양갈비를 한 시간 이상 돌과 함께 데워 조리한 '허르헉'은 기름기가 육질이 빠져 담백하고 돼지수육보다 한층 깊은 맛을 느끼게 해줬다. 이날 행사에서 몽골 식문화 소개한 어드너(31) 씨는 "과거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던 두 나라였지만 지금은 많이 멀어지고 모르는 부분도 많다. 더 많은 사람이 몽골에 관심을 가지고 여행도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 우즈베키스탄 전통 춤을 즐기는 체험단.

 

우즈베키스탄 '열키빨키'

짬뽕 ‘라그만’, 갈비탕처럼 담백한 맛

한국인 겨냥한 ‘라그만’ 레시피 개발
시식 후 전통놀이 체험 흠뻑 빠져



"우즈베크어로 맛있다는 말은 '셰이린(shirin)'입니다!"

지난달 21일에는 '소소한 식탁'의 세 번째 순서인 우즈베키스탄 편이 진행됐다. 오후 1시가 되자 20여명의 참가자들은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열키빨키'로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기다란 식탁 위에는 노란색과 보라색 음료가 놓였다. 노란색 음료를 마신 한 참가자가 "쿨피스 맛이 난다"고 말했고, 보라색 음료를 먹은 사람은 "포도주스"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 밝은 표정을 지으며 주방에서 나온 박이리나(여) 사장은 "노란색은 살구주스이고 보라색은 체리주스"라며 정답을 알려주었다. 그는 "고려인 2세"라고 짧게 자기소개를 한 뒤, 음식이 나올 때마다 한국말로 요리 재료와 먹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자연스레 현지의 언어, 날씨, 생활방식에도 관심을 보였다. 박 사장은 우즈베크어로 '맛있다'는 표현을 알려줬고 사람들은 정성스런 음식에 보답하듯 다함께 "셰이린"을 외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 중앙부에 있는 공화국이다. 내륙국가여서 해산물 요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주로 양고기와 소고기, 말고기 등 육류 요리가 많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차 문화가 발달했는데, 섭씨 40~50도까지 오르는 더운 여름에도 늘 따뜻한 차를 마신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먼저 밀과 메밀로 만들어진 빵 '흘립'이 소쿠리에 소복하게 담겨 나왔다. 담백한 맛에서 건강함이 묻어났다. 이어 샐러드 '아칙추축'과 '올리비에'가 차례로 식탁에 올랐다. 아칙추축은 토마토, 오이, 양파에 소금을 뿌려 숙성시킨 것으로 짭짤한 맛이 났다. 올리비에는 소시지와 감자, 당근 등을 마요네즈로 버무려 고소했다.
 

▲ 우즈베키스탄 '라그만'

 
이날 대표음식인 면 요리 '라그만'과 '너른'은 마지막에 등장했다. 라그만은 일명 '우즈베키스탄의 짬뽕'으로 불리는데, 실제로는 냄새도 모양도 갈비탕에 가까웠다. 양고기, 마늘종, 당근, 파프리카, 파를 넣고 푹 끓인 국물에 면이 더해진 음식이다. 몸보신용으로도 좋을 것 같았다. 너른은 채 썬 밀가루 반죽과 잘게 썬 말고기를 볶은 요리다. 현지인들은 함께 나온 맑은 소고기 국에 면을 적셔 먹는다고 했다. 아예 물 국수처럼 말아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참가자 최운영(29·외동·여) 씨는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처음 먹어본다. 탕국같이 생긴 소고기 국이 가장 맛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며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이지혜 (43·내동·여) 씨는 "조금 짜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별 거부감 없이 먹어졌다. 계속 먹으니 왠지 매운 음식이 당기는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 우즈베키스탄 전통놀이 ‘나르데’를 즐기는 체험단 모습.

이날 음식에는 양고기와 말고기 대신 소고기가 들어갔다. '한국식 입맛'에 맞춘 박 사장의 배려였지만 아쉬움을 전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남편과 함께 온 진진연(46·울산 중구·여) 씨는 "향이 진한 재료가 빠져 먹기는 편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금 아쉽다. 실제 현지에서 먹는 음식을 그대로 체험해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는 녹차로 마무리됐다. 입안이 깔끔해졌다. 식사를 함께하며 한결 친해진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의 윷놀이와 비슷한 우즈베키스탄 전통놀이 '나르데'를 즐겼다. 잠시 후 여자 팔씨름 대회가 이어졌고 우승자에게는 보드카가 선물로 주어졌다. 미리 준비된 영상을 보며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춤을 따라 추기도 했다. 사람들은 현지 문화체험에 흠뻑 빠진 채 깔깔 웃어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 참가자들이 돼지껍데기를 튀긴 '착차론'과 튀김 '아쪼'를 맛보고 있다.


 

미얀마 '미바밋타'

칼칼한 육수에 퐁당 빠진 쌀면… 미얀마 국수에서 찾은 ‘한국의 맛’

얼큰한 닭개장 맛 ‘샨카우쇄’
비벼 먹거나 튀김과 즐겨도 일품



"국수하면 어떤 요리가 떠오르나요?"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은 담백하고 깔끔한 요리를 선호한다. 멸치육수로 감칠맛을 낸 잔치국수가 대표적인 예다. 시야를 더 넓히면 무궁무진한 국수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인이 즐겨먹는 음식이 국수 아니던가. 미얀마의 면 요리는 한국의 국수 맛과 비슷해 거부감 없이 먹기 좋다. 지난달 23일 한국의 맛을 닮은 미얀마 국수의 묘한 매력을 확인하고자 동상동 음식점 '미바밋타'를 찾았다.

"어서오세요" '소소한식탁' 참가자들을 맞이하는 '미바밋타' 대표 린린 나이린자우 씨와 부인 원이퓨 씨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음식점에 풍기는 향신료 냄새를 제대로 음미하기도 전에 미얀마 비빔국수 '샨카우쇄'가 나왔다. 부부의 발 빠른 움직임 덕에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있던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미얀마는 인도차이나 반도 북서쪽에 위치한 국가입니다. 수도는 네비도이며 최대 도시는 양곤입니다.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민족 수는 135개이며 이중 버마족이 68%, 샨족이 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을 맡은 원이퓨 씨가 손수 제작한 컴퓨터 시각자료를 토대로 설명을 시작했다.
 

▲ 미얀마 '샨카우쇄'

 "샨카우쇄는 샨 지역에서 먹는 국수입니다. 육수를 부어 먹어도 되고 양념에 비벼먹어도 맛있답니다." 원이퓨 씨의 소개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쌀로 만든 면 위에 깨와 콩, 파, 튀긴 닭고기를 뿌려놓으니 군침이 절로 돌았다. 휘휘 저어 후루룩 삼키니 부드러우면서 쫀득한 쌀면의 식감이 독특했다. 입 안에서 미끄럽게 굴러다니는 쌀 면을 이로 툭툭 끊어내자 짭조름한 간장 맛이 느껴졌다. 여기에다 고소한 견과류가 씹는 맛을 더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익숙한 맛이라고 평가하며 "맛있다"를 연발했다.

원이퓨 씨는 "쌀면 이외에도 콩, 잉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만든 면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릇의 바닥이 드러나기도 전에 뜨거운 육수를 넣은 샨카우쇄가 나왔다. 빨간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육수에 큼지막한 닭고기가 눈에 띄었다. 국물 맛을 매콤하게 만들기 위해 고추양념을 첨가했더니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한국의 닭개장 맛과 비슷해 숙취해소용으로 제격이었다. 국물 맛의 비법을 알고 싶은 주부 참가자들의 질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원이퓨 씨는 "마늘과 고수뿌리, 생강과 실파를 넣어 느끼함과 잡냄새를 잡았다"고 답했다.

식탁 위에 놓인 주전부리도 인기 만점이었다. 돼지껍데기를 튀긴 '착차론'과 채소, 콩으로 만든 튀김 '아쪼'였다. 바삭한 착차론은 튀김우동처럼 샨카우쇄 국물에 넣어 먹으면 된다. 아쪼는 기름기가 쏙 빠져 손이 자꾸 가는 담백한 맛이었다. 후식으로는 녹차가 나와 입 안을 깔끔하게 해줬다. 원이퓨 씨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달콤한 인스턴트 커피도 내와 웃음을 자아냈다. 

참가자 최정애(여) 씨는 "미얀마 음식을 처음 먹어봤는데 입맛에 잘 맞았다. 짠 밑반찬과 튀김류가 많이 나왔는데 후덥지근한 기후에 대비해 저장할 수 있는 음식을 많이 즐기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인간이 생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식생활이다. 음식을 먹으니 미얀마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서 뜻깊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왔다는 변지영(여) 씨는 "동상동 외국인거리는 무서울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직접 와보니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찾아와 샨카우쇄를 먹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 참가자들이 ‘뚝바’와 ‘자오미엔’을 맛보고 있는 모습.


 

네팔 '드루가'

히말라야 아래 언 몸 녹이는 뜨끈한 ‘뚝바’

짭쪼름한 볶음국수 '자오미엔' 별미
힌두교 영향 닭고기 넣어 조리



탄두리 치킨, 커리, 난(화로에서 구워 낸 빵)으로 유명한 인도·네팔의 국수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8일 '소소한 식탁'의 다섯 번째 나라인 네팔의 면 요리를 맛보기 위해 동상동 로데오거리의 중심부에 있는 식당 '드루가'를 찾았다. 드루가는 10년 전 외국인노동자로 한국을 찾은 마핫 마두(42·네팔) 씨가 4년 전 차린 식당이다. 손님 80~90%가 인도 문화권인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이지만 탄두리와 커리를 먹으러 오는 한국인도 꽤 있다고 한다.

체험단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주민 14명으로 이뤄졌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체험단은 어색함도 잠시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네팔을 여러 차례 다녀왔다는 사회적기업 통 카페의 오미숙(62·여) 대표가 대화를 주도했다. 오 대표는 "훼손되지 않은 네팔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정말 좋았다. 네팔 시장에서 큰 화덕에 밀가루 반죽을 붙여서 난을 굽던 모습도 생각이 난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체험단이 오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의 네팔을 상상해보고 있을 즈음, 첫 음식인 '뚝바'가 나왔다. 겉모습은 흡사 노란색 한국 카레에 물을 많이 탄(?) 국수 같았다. 마핫 마두 사장은 "네팔은 오전 8시 아침, 오후 8시에 저녁, 이렇게 두 끼 식사를 한다. 그 중간에는 가벼운 간식을 먹는데 '뚝바' 역시 간식이다. 특히 히말라야 산맥 쪽 추운 지역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먹는 음식이다"고 설명했다.

▲ 네팔 '자오미엔'

 설명을 들은 체험단은 조심스레 '뚝바'의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진한 강황 맛과 생강 맛, 레몬 맛이 입 속에 가득 퍼졌다. 몇 숟갈을 더 뜨니 생각차를 마신 것처럼 목과 가슴이 뜨뜻해졌다. 대체적으로 남성들은 "음식이 좀 받친다"며 힘들어했지만, 여성들은 '뚝바'를 잘 먹었다. 정창균(55·외동) 씨는 "태어나서 처음 카레를 먹었을 때 만큼 충격적이다. 카레와 비슷하지만 향이 좀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미숙 대표는 '뚝바'를 국물까지 말끔히 비웠다.

두 번째로 나온 요리는 볶음국수인 '자오미엔'이었다. 향신료와 간장 양념에 고기와 채소를 함께 볶은 요리다. '뚝바'와 '자오미엔'에는 닭고기가 들어간다. 힌두교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고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주로 닭고기를 쓴다고 한다. 다만, 네팔 현지에서는 물소고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파기름 향에 짭쪼롬하게 볶은 국수는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익숙한 맛이었다. 동상동 상인인 김정화(60) 씨는 "'뚝바'보다는 '자오미엔'이 더 입에 맞다. 끝에 칠리소스도 뿌려져서 한국인의 입맛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체험단이 네팔 전통놀이인 ‘캐럼볼’을 즐기고 있다.

뜨끈하고 맵싸한 두 음식은 우리나라 음식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마두 사장은 얼큰해진 입을 달달하게 마무리할 인도 전통 요구르트 음료인 '라씨'를 내왔다. 요거트의 달콤함과 치즈의 깊은 풍미가 더해진 '라씨'는 체험단 모두에게 인기만점이었다. 디저트까지 맛본 체험단은 네팔 전통 놀이인 '캐럼볼'을 즐겼다. '캐럼볼'은 정사각형의 나무판자 위에서 흰 색과 검은 색 플라스틱 원을 네 모퉁이에 넣는 게임으로, 당구와 알까기를 합한 듯한 게임이었다. 한 사람이 플라스틱 원을 모퉁이에 넣을 때마다 가게 안에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체험단에 참여한 웨체싯트 프리다(50·태국·여) 씨는 "동상동에 자주 오지만 네팔 국수를 먹은 것은 처음이다. 색다른 음식을 먹고 게임을 하며 함께 즐길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 체험단이 갓 나온 볶음국수 ‘미고렝’을 시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무문'

튀김과 소고기의 만남 '박소' 육수 단연 일품

국민 사랑 독차지하는 볶음면 '미고렝'
체험단 “싱싱한 재료, 담백한 맛” 일품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을 직통으로 맞았다. 뜨거운 면 요리를 입에 머금었다가 삼키면 꽁꽁 얼었던 몸도 금세 녹을 것 같다. 코끝을 찌르는 향신료 대신 고추, 마늘, 양파 등으로 음식 맛을 내는 인도네시아 면 요리를 먹기 위해 서상동으로 향했다. 2009년에 문을 연 인도네시아 음식점 '무문'이 눈에 들어온다.

인도네시아 출신 문띠아닝시 무문(42·여) 사장은 미소를 머금고 자리를 안내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음식점 간판을 보면 대부분 사장 이름이 적혀있다. 본인 이름을 내걸 만큼 요리에 자부심이 있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의자에 앉자 음식점 직원이 '박소 국수'를 조용히 내밀었다. 음식은 눈으로 먼저 맛본다는 말이 있다. 소고기를 다져서 공 모양으로 만든 박소 한 개가 새하얀 면 위에 묵직하게 올라가 있었다. 고명으로 올라온 샐러리와 튀김가루, 맑은 육수가 침샘을 자극했다.

우선 커다란 박소 하나를 한 입에 쏙 넣었다. 익숙한 맛이었지만 두툼한 소고기 볼을 씹는 재미가 쏠쏠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칠리소스와 콩 소스를 부어서 매콤하게 먹는다고 한다. 소스를 부은 후 그릇을 통째로 들고 국물을 들이켰다. 육수는 담백했고 끝 맛은 깔끔했다. 담백한 육수 맛이 입 안에 맴돌 때 면을 '후루룩' 소리 내 먹었다. 부드러울 거란 생각과 달리 의외로 뻑뻑했다. '박소 국수'는 씹는 즐거움을 알려준 면 요리였다.
 

▲ 인도네시아 '박소'

 체험단 배수지(26·여) 씨는 "박소 국수가 나오자마자 한 그릇 다 비웠다. 향이 진하지 않고 국물은 담백하다. 바삭한 튀김에 육수가 스며들어 정말 맛있었다. 얇은 면과 소고기 볼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육즙이 나온다"며 웃었다.

두 번째로 볶음 라면 '미고렝'이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2005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볶음 라면으로 유명세를 탔던 면 요리다. '미고렝'은 카라멜 색을 띠는 면과 통통한 새우, 마늘, 샐러리, 콩나물 등이 섞여있어 매우 푸짐해 보였다. 숟가락 위에 면을 올린 뒤 각종 고명을 얹어 입안으로 직행시켰다. 면 색깔이 진한 탓에 짜거나 매콤할 거란 생각을 했지만 먹어보니 의외로 싱거웠다. 연한 소스 덕분에 '미고렝'에 들어가는 재료 본연의 맛을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재료 맛을 분석하다 보니 어느새 그릇의 바닥이 드러났다.

이충희(53) 씨는 "미고렝은 정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인 게 분명하다. 어묵, 토마토, 당근 등 건강한 재료가 면 위에 가득 올라가 있다. 음식을 먹어보니 재료가 싱싱하다는 게 느껴졌다. 손이 계속 미고렝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김정환(61) 씨는 "인도네시아 공화국 음식을 처음 먹어봤다. 당연히 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담백해서 놀랐다. 익숙한 맛은 아니지만 면과 각종 채소가 적절히 섞여 먹을 만하다. 특히 건강에 좋을 것 같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먹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문서영(인제대 신문방송학과) 인턴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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