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지도 지정학적 관점서 분석
인구통계·정치·경제·환경부터
아시아 각국서 벌어진 분쟁까지



세계의 중심은 아직도 유럽과 미국인가? 지난 20여 년 동안 그 중심이 점진적으로 아시아로 이동해 온 변화의 물결을 각종 지도와 관련 글로써 기록한 책 <지도로 읽는 아시아>가 출간됐다. 이 책은 '지정학적 이슈로 보는 아시아의 역사와 미래'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및 최신 지도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면밀하게 독해함으로써 아시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탐색한다.
 
아시아에서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역동적 변화의 물결이 120개의 지도 위에 일목요연하게 펼쳐지는 눈의 즐거움과 사고의 지평이 넓어지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책은 인구통계,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등 아시아 사회의 속살을 낱낱이 들여다본다. 한국, 일본, 중국은 물론 인도, 싱가포르, 브루나이, 타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다양한 이슈들이 지도 위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아시아 국가 간 또는 아시아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강대국 간 갈등과 분쟁, 새롭게 형성되는 동맹 등 국제정치적 역학 관계에 대한 분석도 담아 '아시아를 통해 세계의 미래와 마주하라'는 책의 주제를 분명히 드러낸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인구통계, 도시화, 경제성장, 빈민 비율의 상승, 부패 문제 등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아시아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아시아가 직면한 긴장된 상황들을 살펴보고 있다. 각국 사이에 존재하는 잠재적 갈등, 소수자를 향한 폭력, 새로운 연대, 전쟁 가능성, 방어비의 지속적인 상승 등이 주요 이슈로 등장한다. 3부는 아시아가 세계 속의 아시아로 도약하면서 자국의 이익과 평화를 위해 이질적인 외부의 문화 및 정치적 영향력들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의 두드러진 특징은 밀러 원통 도법, 에케르트 제4도법 등 다양한 도법의 지도를 통해 해당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한 장의 지도나 그래프만 들여다보면 세계 속의 아시아, 지역별 영양실조 인구수, 지역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 등 경제 관련 통계나 사회 문제에 대한 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 현황에 대해서도 주제별 지도를 통해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중국, 베트남, 일본 등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긴박한 정세와 옛 중화(中華)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중국의 21세기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이 지도 위에서 춤을 춘다. 세계 최고의 핫 이슈로 떠오른 북한 핵의 시설 분포는 물론 물 분쟁을 겪고 있는 대륙의 현황 등도 지도 한 장으로 간단하게 읽어낼 수 있다. 물론 지도들 옆에는 이런 지정학적 이슈들에 관한 요점과 해설이 친절하게 글로 정리돼 있고, 관련 통계 자료와 그래프 등도 첨부돼 있어 독자들의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프랑스 지도제작 및 미래연구소 설립자로서 생전 아시아를 여러 번 여행했던 저자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는 "아시아의 어두운 역사와 찬란한 역사는 물론, 그들이 힘겹게 준비해 온 미래도 체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 저자 로베르 쇼우아는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 연구원이고, 지도 제작은 지리 정보를 활용한 지도 제작 전문가인 기욤 쇼가 맡았다. 

부산일보 /백태현 선임기자 hyun@busan.com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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