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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안 지키는 행정도 적폐”
  • 수정 2017.12.13 11:27
  • 게재 2017.12.13 09:16
  • 호수 351
  • 19면
  • 이병섭 전 인제대 교수(report@gimhaenws.co.kr)
▲ 이병섭 전 인제대 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1년이 되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 5월 10일 시작되어 7개월이 지났다.
 
국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한지 1주년이 된 지난 9일, 각 정당들이 이와 관련해 일제히 논평을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1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당은 '민심에 따른 선거제도의 개혁'을 강조하고, 바른정당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고, 제대로 된 보수를 재건하는 길을 계속해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탄핵을 성사시켜냈던 국민을 믿고 더 큰 변화를 도모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자유한국당은 관련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판단하는지, 최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7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는 과거부터 잘못되어온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적폐청산이 단순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정치적 문제만을 바로잡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 고도성장을 위해 포기되었던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재정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비정상이 일반화되어 있었고, 비정상적인 사회모습을 대부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가 모두 적폐일 것이다.
 
적폐를 청산하는 과정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그리고 사회의 개혁을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들에 대하여 찬성과 반대가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야당을 설득하고 여당의 힘을 모아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정부구성을 둘러싼 인사문제를 빌미로 야당의 트집은 상호간의 타협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얼핏 들여오는 소리는 적폐와 관련된 국민의 피로감을 고려하여 과거와 관련된 주요 수사를 정리하겠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적폐와 관련된 수사가 정치적 이유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적폐는 과거의 잘못이 쌓인 것이며, 현재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정리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비정상을 바로잡지 않겠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다.
 
적폐는 정치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잘못된 정치제도 및 관행, 사유화되어 왔던 행정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 및 사회문화 전반에 드리워진 갑질 행태, 다수라는 이유로, 강자라는 이유로 소수와 약자를 인정하지 않고 차별해 온 비정상의 모습도 시정되어야 한다. 한 야당대표는 '양아치는 양아치같이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 일반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양아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양아치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김해시도 시민을 무시하는 행정행태가 보도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원전 건설과 관련하여 공론화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여 중단했었던 원전건설을 재개했다. 지난 9월 김해시의 현안인 장유 생활폐기물소각시설의 이전 계획이 백지화되고, 대신 그 자리에 소각로를 추가로 증설하는 현대화사업을 추진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는 김해시가 당초 계획한 장유소각장 이전 발표를 뒤집는 결과여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장유 지역 시민들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소각시설 이전대책과 장유소각장 폐쇄를 강하게 주장해왔다. 김해시 또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지난 2015년 4월 장유소각장 이전 계획을 공식 발표했었는데, 2년 5개월 만에 장유소각장 이전 백지화를 밝힌 것이다.
 
주민들과의 약속을 상황 변화를 이유로 쉽게 번복하는 시의 결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주민들에게 불신을 안겨주는 결정을 한 후에 다시 주민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김해시의 행태는 관존민비의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가 제거해야할 적폐 중의 하나다. 순서가 잘못되었다. 주민설득이 우선되어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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