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공동체 도자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들이 도판에 그림과 글씨를 새기고 있다.

 
클레이아크, 도자 공동체 프로젝트
내년 4월 '한-영 교류전'서 선보여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지난 6~8일 세라믹창작센터 1층 스튜디오에서 '지역공동체 도자프로젝트' 행사를 개최했다. 사흘간 김해시민 100여 명이 다녀갔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8년 상반기 기획전인 '한국&영국 교류전'에 전시할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마련됐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클레어 투미 작가는 인생을 7단계의 주기로 나누었다. 탄생과 어린 시절, 청소년, 성년, 중년, 정년, 노년으로 구분하고, 참가자들에게 각 단계에 해당하는 질문들을 던졌다. '어린 시절 어떤 놀이를 하고 지냈나요?', '첫 번째 직업은 무엇이었나요?', '배우자를 어디서 만났나요?' 등 21가지다.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이 중 하나의 질문을 주제로 선택했다. 그들은 감정을 끄집어내는 과정을 거쳐 흙 판에 그림 또는 글씨를 새겼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전나영(35·삼계동) 씨는 성년기의 질문인 '배우자를 어디서 만났나요?'를 선택했다. 도판에는 빈대떡과 막걸리가 그려져 있었다. 그는 "첫 데이트 때의 기억을 떠올려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 보수동에서 빈대떡과 막걸리를 먹었던 날이다. 이럴 때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전시도 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며 소감을 밝혔다.

아이와 함께 참가한 이미연(35·진영읍) 씨는 "지인이 행사소식을 알려줬다. 분청도자기 축제 때 체험했던 '도자 만들기' 프로그램이 좋았다.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 아이를 위해서 왔는데 사실은 내가 더 좋았던 것 같다. 항상 아이가 하는 것만 보다가 직접해보니 재밌었다. 색다른 경험이다"며 웃었다.

클레어 투미 작가는 영국 웨스터민스터대학의 교수이자, 세라믹연구센터의 장이다. 인간을 기반으로 한 사회, 환경, 공동체, 소통을 주제로 내년 상반기에 열리는 기획전에 참여한다. 그는 "행사를 통해 미술관 주변의 지역민들과 소통했다. 제작된 작품들은 내년 4월 타일형태로 선보인다. 똑같은 프로젝트를 영국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영국인들의 생각이 담긴 글귀들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두 나라의 문화적 교류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같은 세라믹연구센터의 회원인 이반 마스터만 작가가 참여해 함께 작업했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2017 하반기 입주 작가인 고우정, 송윤정 씨가 통역과 진행을 도왔다. 미술관은 이달 중 한 번 더 행사를 열고 전시 작품을 모을 계획이다. 

김승택 큐레이터는 "영국과 한국의 문화예술교류를 위한 행사다.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또 참여자들에게는 색다른 예술체험의 기회가 됐길 바란다. 공동프로젝트로 내년에 전시회를 열리는데, 관람객의 생각을 풀어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꼭 방문하셔서 서로의 이야기들을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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