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건설공고 운동장에서 발굴된 가야시대 논경작층 단면.

 
건설공고 운동장서 도랑 등 발굴
식량 생산지역 추정할 근거 마련



최근 대성동의 김해건설공고 운동장에서 가야시대 생산유구인 농경지가 확인됐다.

김해시는 가야사2단계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사전조사를 벌이던 중 금관가야 고도의 논경작층을 발견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발굴용역을 맡은 재단법인 강산문화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관계전문가 학술자문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동안 금관가야 각지에서 무덤과 취락 유적 등은 종종 발견돼왔다. 그러나 생산유구가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발굴이 가야인의 식량생산지역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금관가야의 무덤, 취락, 생산 공간을 구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해시 문화재과 송원영 팀장은 "<가락국기>에 수로왕이 신답평에 도읍을 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신답평은 '새로 경작한 곳'이라는 뜻의 지명인데, 이제껏 논이 있던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이번 발굴로 <가락국기>의 기록과 일치하는 유적이 발견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봉황동 왕궁이 주거지역, 대성동고분군은 묘역, 대성동 건설공고 부근은 생산지역으로 밝혀졌다. 금관가야 전체의 도시구조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 김해건설공고 운동장에서 발굴된 청동기시대 석관묘.

이번 조사에서는 논경작층 뿐만 아니라 청동기시대 무덤과 구(도랑), 주혈(움집 바닥 위에 기둥을 세우려고 판 구멍) 등도 발굴됐다. 덕분에 구지봉지석묘와 대성동 구릉 내 지석묘 사이공간인 본 유적도 선사시대 유적군으로 연결돼 문화 복원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현재 가야시대의 논경작층에 대한 자연과학분석(식물규소체 분석)을 의뢰한 상태이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가야사2단계 조성사업 부지 일원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 신청해 체계적인 발굴과 정비, 보존 계획을 수립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야사2단계 조성사업은 1200억~1500억 원을 들여 대성동 일원 4곳의 교육시설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유적 복원 사업을 펴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예산문제로 당초 2006~2012년에서 2012~2018년으로 미뤄졌다가 지난해 다시 2018~2022년으로 연장됐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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