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천 수해복구공사를 진행 중인 상북면 세월교 일대. 양산천 전 구간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복구공사가 진행되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

  
 실태 조사 없이 복구공사 진행
 양산천 수달 서식지 파괴 우려
"단계별 공사 등 대책 세워야"



양산천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 서식지다. 양산천에서 수달 배설물과 발자국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수달로 추정되는 동물이 찍힌 동영상 여러 편이 이를 뒷받침했다.
최근 본지 취재진이 상북면 소토리 효충보~효성교 일대를 조사한 결과 암반 위에서 수달 배설물과 수달 발자국을 발견했다.

양산시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진행한 양산천 생태조사에서도 수달 서식이 공식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효성교 북측 보 일대 △효계천 합류부 북측 보 일대 △유산천과 북부천 사이 양산교 북측 보 일대 △새들천 합류부 일대 등 4곳에서 수달 배설물을 확인했다. 그동안 양산천 수달 서식이 공공연한 사실로 인정받았지만, 양산시 공식 보고서에서도 수달 서식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양산천 일대에서 수해복구공사가 본격 진행된 이후 수달이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하천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공사를 진행하면서 '자연 생태계 보고'를 망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양산시는 직접 공사를 주관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경남도는 내년 5월 말 준공을 목표로 592억원을 들여 상ㆍ하북면 일대 삼계교와 소석교 등 교량 재가설 5곳, 하천 제방 보강, 바닥 준설 등 복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상북면 소석교 재가설 현장에서는 양산천 물을 빼고 임시도로를 개설한 뒤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고, 산바다식당 앞 세월교에서 감결보 구간 역시 하천 바닥을 완전히 파헤치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수달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장소로 추정된다.

특히, 공사 구간에는 수달뿐만 아니라 낙동강 수계에서만 서식하는 또 다른 멸종위기종 1급인 물고기인 얼굴새코미꾸리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민물조개인 대칭이 수십마리도 폐사한 채 발견됐다. 양산천에서 대칭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전문가들은 경남도와 양산시 등 수해복구공사 관련 기관이 양산천이 수달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라는 환경성 검토 없이 마구잡이로 공사를 벌여 수생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수달연구센터 소장 한성용 박사는 "수해복구공사가 불가피하다면 징검다리 식으로 구간을 나눠 단계별 공사를 진행하든지 하천 한쪽을 먼저하고 나중에 반대편 공사를 하는 방식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멸종위기종 물고기 등 사체가 발견되자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남도 등 관계기관은 지난 1일 양산천 수해복구공사 현장을 확인했으며,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해뉴스

양산시민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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