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발달 사육 증가 추정
“돼지 사육 악취 심해 소 선호”
 평균 사육수 46.3마리로 증가



김해는 전국적으로도 손꼽힐 만큼 가축 사육 농가가 많은 지역이다. 김해 지역의 소, 돼지, 닭 사육 농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21가구다. 이중 한육우와 젖소를 사육하는 우사는 691가구, 돼지를 사육하는 돈사는 106가구다. 우리의 식탁에서는 소보다 돼지를 더 자주 접하는 데도 김해에 유독 우사가 돈사보다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우사와 돈사의 특성상 차이를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사에 비해 돈사가 악취가 심해 운영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돈사의 경우 분뇨처리시설 설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대규모로 시설을 갖추고 운영하는 돈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우사가 돈사보다 5배 이상 많지만 사육하는 가축 수는 오히려 돈사가 5배 이상 많다. 시에 따르면, 현재 김해 지역 우사는 691가구에서 소 3만 2017마리를, 돈사는 106가구에서 돼지 18만 1509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평균치로 우사 한 가구당 소 46.3마리, 돈사 한 가구당 돼지 1712마리를 사육하는 셈이다.

특히 돈사 악취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돈사의 규모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다. 1990년 돈사는 1091가구로 지금의 10배에 달했지만 사육 마릿수는 14만 4548마리로 현재 18만 1509마리보다 적은 수준이었다. 이후 돈사는 1995년 579가구, 2000년 323가구, 2005년 231가구, 2010년 147가구, 2016년 106가구 등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가구당 사육 마릿수는 각각 132마리, 424.2마리, 781.2마리, 982.2마리, 1320.5마리, 1712.3마리로 늘어났다.

한 양돈 전문가는 "소는 2~3마리씩 키울 수 있지만 돼지는 적게 하면 경쟁력이 없어 기본 200마리 이상 사육하고 있다. 악취에 대한 환경 단속이 심해져 옛날처럼 재래식으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사 역시 가구당 마릿수가 늘었지만 돈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우사의 경우 가구당 마릿수가 1990년 4.9마리, 1995년 7.9마리, 2000년 16.9마리, 2005년 23.5마리, 2010년 30.8마리, 2016년 46.3마리로 늘었다.

이와 함께 비옥한 김해평야를 끼고 있어 예로부터 벼농사가 발달했던 김해에서 농업 수단인 소가 자연스레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전국한우협회 김해시지부 김대근 사무국장은 "농기계가 들어오기 전 한우는 넓은 김해평야에서 벼를 재배하는 농업 수단이었다. 과거 조금 잘 사는 집안이면 소를 1~2마리씩 키우고 소를 재산목록 1호로 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우경은 1980년도 경운기가 농업에 들어오면서 1980년 중반쯤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소와 벼농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인지 아직도 김해에서 우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70%정도는 벼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과거부터 소가 많았던 지역이다 보니 소 싸움까지 생겨났다.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지금도 29개 농가에서 싸움소 7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지난달 진영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김해전국민속 소싸움대회'만 봐도 소와 함께 해온 김해의 역사를 짐작해볼 수 있다. 소싸움대회는 김해를 비롯해 전국 11개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김해시지부 송태영 지부장은 "김해는 과거부터 소와 친숙했던 지역이었다. 오랫동안 소를 사육한 경험이 바탕이 돼 육우 등급 역시 전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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