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역대 최저 1.52대 1 그쳐
부산국제외고·해운대고도 미달



정부의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 추진 이후 부산·경남 지역 특목고·자사고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김해 지역에 있는 경남 유일의 '공립 외국어특수목적고등학교'인 김해외고의 입학 경쟁률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김해외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마감한 김해외고의 2018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2016년 2.03대 1, 지난해 1.78대 1에서 올해 1.52대 1로 떨어졌다.

특히 사회통합전형의 중국어/영어 전공에는 5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3년 만에 정원에 미달했다. 김해외고는 미달 및 결원이 발생함에 따라 선발 인원 2명에 대한 추가 모집을 받고 있다.

김해외고는 공립 최고 수준의 외국어특수목적고등학교로 개교 당시 3.4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인 데 이어 2010년도 이후에도 2대 1 이상의 경쟁률 수준을 유지해왔다.

인근 특목고·자사고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부산시교육청의 2018학년도 지원현황에 따르면, 부산지역 과학고 2개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3.08대 1에서 올해 2.77대 1로 줄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 4개의 평균 경쟁률도 지난해 1.32대 1에서 올해 1.22대 1로 떨어졌다. 특히 부산국제외고와 해운대고는 입학 경쟁률이 각각 0.93대 1, 0.77대 1로 정원 미달 사태까지 이어졌다. 양산에 위치한 사립 외고인 경남외고의 경쟁률 역시 지난해 1.53대 1에서 1.34대 1로 하락했다.

이들 학교의 경쟁률 하락은 정부의 특목고·자사고 폐지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달 2일 발표한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 고입 동시실시 추진방안에 따라, 2019학년도부터 특목고·자사고가 일반고와 동시 모집을 실시하면 특목고·자사고 입학 경쟁률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평준화 이후 계속 특목고·자사고의 경쟁률이 줄고 있다. 올해의 경우 학생수 감소, 정부의 특목고·자사고 폐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동시 모집을 실시로 정원 미달이 될지 아닐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특목고·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김해외고 1학년 학부모 A(44) 씨는 "외고가 폐지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외고는 이과계열이 각광 받는 현실 속에 문과 성향의 학생들이 자아실현,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반고에서 하지 않는 다양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외고 이정숙 교감은 "김해외고는 우수한 교사진과 기숙사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 반에 25명 정도의 학생이 있기 때문에 참여형, 토론형, 맞춤형 수업이 잘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기숙사 학교라는 특성을 살려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진로선택 과목을 개설하고 비교과 활동,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 대입의 주류가 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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