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소·돼지 축사 87곳
“축산 메카 기대” - “환경오염 우려”
 축산물종합유통센터도 찬반 논란



 
부산·경남권 최대의 축산 도시로 자리매김한 김해에 현대화 시설을 갖춘 대규모 축사와 도축 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지역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최대의 '축산 메카'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축사 난립으로 인한 악취와 축산업의 기업화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12일 김해시에 따르면 김해의 소, 돼지, 닭을 사육하는 가축 사육 농가는 2016년 12월 31일 기준으로 1121곳에 이른다. 사육 농가는 1990년 당시 4630가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지만 사육 마리수는 111만 4956마리에서 현재 141만 8408마리로 늘어났다.
 
특히 가구당 가축 마리수를 따져보면 돈사의 경우 1990년 1091가구에서 평균 돼지 132마리를 사육했지만, 지금은 한 농가당 돼지 1712.3마리를 사육하는 등 축사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우사 역시 1990년 3284가구에서 평균 소 4.9마리를 사육한 반면 지금은 한 농가당 소 46.3마리를 사육하는 셈이다.
 
축사 대규모화는 이른바 '기업형 축사'가 등장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통상 돼지 4000마리 이상, 소 150마리 이상 사육 농가를 일컫는 '기업형 축사'는 2011년 기준 70가구에서 2016년 87가구로 늘어났다.
 
재래식 축사가 줄고 기업형 또는 대규모 축사가 늘어나면서, 축산비료나 악취 문제가 줄고 현대화 시설로 인한 인건비가 절감돼 축사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규모 축사가 들어서며 그동안 축사 악취에 시달려왔던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해지역 소, 돼지 축사 797가구 중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330가구가 위치한 한림면에는 최근 5년 사이 기업형 축사가 29개에서 37개로 늘어났다. 이에 한림면 46개 마을의 이장단과 지역 환경 단체인 '에코한림', '한림면자연보호협의회' 등은 "생계를 위한 소규모 축사는 어쩔 수 없지만 기업형으로 들어오는 축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돼지 수가 많으면 악취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한림면 곳곳에 축사 반대 현수막을 붙이고 축사 건립·허가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남권 최대 규모인 축산물공판장이 통·폐합되는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놓고도 이견이 나뉘고 있다. 부경양돈농협은 국비 600억 원 융자를 비롯해 사업비 1956억 원을 들여 어방동의 김해축산물공판장과 주촌면의 부경축산물공판장을 합해, 주촌면 내삼리 1295번 번지 일원 10만 ㎡ 부지에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설립한다. 오는 2019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주촌면번영회, 청년회 등 주촌면 주민들은 "지금도 소·돼지를 실은 차량이 지나가면 악취가 심각하다. 더 이상의 혐오시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또 부경축산물 도매시장 상인들은 "종합유통센터에서 가공 처리를 하게 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일감이 사라지게 된다"며 증축을 반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종합유통센터 설립으로 기존보다 더 좋고 깨끗한 환경에서 도축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수출 판로도 열려 국제적인 축산업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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