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림 독자·김해시 장유동

"집에서 왜 까치발로 걸어요?" "아랫집에 아기 재우는 아빠가 있으니까요."
 
"사진 거는 걸 왜 내일까지 미루세요?" "시험 앞둔 수험생이 있으니까요."
 
"오디션이 코앞인데 왜 기타는 안 치세요?" "내일 면접인 아랫집 청년이 자고 있으니까요."
 
지난해 층간소음 상담신청 건수는 1만 9495건이며 매년 약 1000건씩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웃 간의 갈등 해소의 새로운 방법을 표현한 '층간 내리사랑'이라는 이와 같은 광고가 나오게 됐다. 내가 발생시킬 수 있는 생활 소음에 대해 생각하며 양보하는 마음으로 아래층에 사는 이웃을 배려하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층간소음에 대한 해결을 입주민들에게 전가시키는 듯한 느낌도 든다. 
 
집이란 최소한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주는 장소여야 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편하게 쉬거나 웃거나 걸을 수 있어야 한다.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이 아닌 시간에는 사진을 걸 수 있어야 하며, 오디션이 코앞인 사람은 열심히 기타 연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층간 소음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웃 간의 배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날림공사를 막는 것이다. 특히 층간 바닥 공사 시 재료비 절감을 위해 불량 또는 저렴한 흡음재와 단열재 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당국이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 아울러 벽간 소음에 관한 국토부의 소음 기준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오디션이 코앞이라고 들었는데 왜 기타는 안 치세요?" "요즘 계속 연습 중인데요. 아래층까지 소리 안 들리죠?" 이런 대화가 가능한 날이 오길 바란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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