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민립 여성 회관
여성 사회참여 선구적 역할



김해지역 여성복지의 변천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사서가 발간됐다.

김해여성복지회관(관장 최선화)은 건립 35주년을 기념해 그동안의 발자취를 담은 '김해여성복지회관 건립 35년사'를 지난 13일 편찬했다. 1992년 '10년사', 2002년 '20년사'를 출간한데 이어 세 번째로 내놓는 역사서다.

김해여성복지회관은 1982년 5월 봉황동 가락로15번길에 문을 열었다. 고(故)변진수 선생을 중심으로 지역의 여성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여성회관이다. 여성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평등사회의 터전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이번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이뤄졌다. 제1장에는 회관설립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한 1974년부터 현재까지의 연혁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 김해여성복지회관이 건립 35주년을 맞아 지난 발자취를 담은 역사서를 편찬했다.

김해여성복지회는 1975년 부녀상담소를 설치한 뒤 미혼모 상담, 극빈부모 구호, 여성취업 알선 등의 일을 시작했다. 회관 설립 후에는 1988년 부산가정법률상담소 김해지소를 열었고 1990년 한글학교를 세웠으며 1996년 '할머니의 날'을 제정하는 등 지역의 여성 복지를 이끌어왔다. 또 2003년 '허황옥실버문화축제'를 주관했으며, 2007년 외국인 문화학교를 개강하기도 했다.

제2장에는 회관의 법인이사·후원이사·봉사자가 밝힌 김해여성복지회관에 관한 생각들이 엮여있고, 제3장에는 창립회원 후손들이 바라본 '어머니의 삶'이 기록됐다. 제4장에는 실버대학·성원학교·평생교육원 등의 운영 실적이, 제5장에는 연도별 사업실적이 자세하게 나열돼 있다.

책은 김해여성복지회관의 정관과 조직도, 회원들이 쓴 문학작품으로 끝이 난다.

최선화 관장은 "지난 35년간 걸어온 길을 정리하고 자료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책을 내게 됐다. 이제는 좋은 시설을 갖춘 기관들이 지역에 많이 생겨났지만, 김해여성복지회관은 반대로 환경이 많이 열악해졌다. 현재는 후원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 초 계획했던 '허황옥실버축제'도 예산문제로 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남존여비,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할 때 우리 회관은 억압된 여성을 사회로 이끌어내고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게 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 관련 역사관을 만들어 이러한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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