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의 시신이 발견된 산림 위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는 모습. 사진제공=김경미 독자


23일 오후 수습현장서 불에 탄 시신 발견
신변 비관 공원묘원 찾았다 불길 휩싸여


김해 삼계동 산불 현장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22일 발생한 삼계동 김해공원묘원 인근 산불의 원인을 이 남성이 피운 모닥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중부경찰서는 23일 오후 3시께 전날 발생했던 산불을 수습하던 김해시 산불진화대원이 A(55) 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시신 발견 당시 심한 불길로 인해 A 씨의 겉옷이 모두 타는 등 신분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경찰이 지문을 조회한 결과 신원미상의 남성은 부산에 본가를 둔 55세 A 씨로 확인됐다.

A 씨 시신 주변에는 모닥불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전날 산불의 원인이 이 모닥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밀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 잔불 정리를 위해 22일 자정까지 김해공원묘원 인근에서 대기 김해시 산불 진화대원과 차량.

경찰 관계자는 “산불진화대원이 화재 수습 현장에 마네킹처럼 보이는 게 있다며 신고했다. 당시 정황을 보면 건조한 대기로 인해 모닥불이 갑자기 주변으로 번지자 A 씨가 혼자서 불 끄다 불길에 휩싸여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20년 전 부산의 부모님 집을 나와 김해 등지에서 혼자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부터 본가와 연락을 끊고 지내다 10일 전 치매와 중풍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병문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 증세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혼자 힘들게 살면서 신병을 비관한 A 씨가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려고 공원묘원을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찰은 A 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고, 산불과 A 씨의 죽음이 관련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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