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이제 내년도 예산 공시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는 유난히 지역에 축제가 많았다. 아니 많은 것처럼 보였다. 선거가 끼면서 연간으로 분산되어 있던 축제들이 후반기로 밀리고, 대규모 행사 한두 건이 겹치면서 체감으로는 정말 많은 행사들이 지역 내에 있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면서 축제가 너무 많고 획일적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리기 시작했다. 짧은 기간 내에 급하게 만들어지다보니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안을 내어 놓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이해되는 지점이라 특별한 추언을 더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다.
 
김해를 역사문화도시로 개발하고,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센터가 만들어지고, 그 외 다양한 하드웨어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오기 시작하는 듯하다. 해본 사람들은 하드웨어의 구축이 얼마나 간편한 일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투자되어진 곳이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는가를 보면 그 계획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획에는 장기적인 플랜과 사람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관계’와 가시적인 실적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도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김해는 묻혀있는 유적들만큼이나 발굴되어 있지않는 다양한 콘텐츠가 살아있는 도시라 생각한다. 김해에서만 가능한 무궁무진한 많은 일들이 있다. 지리적, 역사적, 기술적, 문화적으로 김해는 보물창고이다.
 
작년 근처 C도시에서 문화도시를 만든다면서 예산을 적지않게 투입하여 이벤트를 열고, 아스팔트를 갈아엎어 이벤트존을 만들면서, 이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도움을 요청하여 일부 참여하였다. 판을 다 만들고, 어떻게든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해두었는데 정작 사람이 없었다. 그곳을 이용하는 관객도, 그 곳에서 문화를 만들어갈 예술가들이 없었다.
 
최근 김해도 이런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하여 지역의 리더들을 만나고, 드러나 있는 일들이 아닌 속사정, 지역의 이야기를 찾아내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줄 안다. 이 소통의 가장 큰 성과는 자체 조사에서 발견되지 못했던 것들이 발견되어지고 문제를 보는 관점이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병행해야 하는 일들은 누구나 알고있는 가장 단순한 일을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주 전부터 부원동 골목 안에서 지역의 문화단체, 중고대학생, 지역출신 봉사자들이 시작한 버스킹에 참여하고 있는데 다양한 생각이 교차한다. 기존에 있는 시설이나 주민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나와 자발적으로 공연 하고 음식도 나누고 있다. 지난 주는 공연하는 골목 앞집 주인분이 강정을 내어 오셨다. 그리고 동네에서 70년을 사신 할머니들이 동네잔치라고 나오셨다. 고맙다며 음료를 건네는 분들도 계신다. 그리고 언제든 필요한게 있으면 뭐라도 얘기하라신다.
 
결국 이러한 지역민의 갈급함을 채워주는 일부터 시작되어야하는 것이 문화도시의 시작이다. 그렇게 채워줄 수 있는 마인드 있는 인력들을 만들어가는 일이 문화도시의 시작이다. 제대로 잘 만들어진 것을 가져와 즐기고 끝내는 일들은 지금까지 있는 것들로 충분하다. 김해에서 꾸준히 살아갈 다음 세대들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은 가장 김해다운 콘텐츠들을 늘려가는 일이다. 가장 김해다운 콘텐츠는 결코 외부 인력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김해 고유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여야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오직 김해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새롭게 고민할 일은 가장 김해다운 세계적 콘텐츠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민간 차원의 움직임과 소통이 많아질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년에는 김해시가 형식적이 아니라 제대로 다양한 포럼등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할 창구들을 많이 만들어 보면 어떨까?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포럼이 열리는 도시! 다양한 관점에서 시민들과 가장 많이 소통하는 도시로서 김해가 정체성을 잡아갈 수 있다면 더욱 건강한 김해, 미래가 기대되는 김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2018, 더 많이 ‘소통’하는 김해를 꿈꾸며 한해를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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