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맡긴 원금에 이자가 붙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를 안고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투자를 결심했더라도 대부분의 일반투자자라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마음 속에 투자 실패의 공포와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을 때 '중위험·중수익'만큼 솔깃한 제안은 드물다. 특히 최근처럼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올라 투자를 새로 시작하기가 망설여지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럴 때 각광을 받는 금융상품을 꼽는다면 파생상품에 속하는 ELS(주가연계증권)이다. 과거 여러 번의 실패 사례는 망각 속에 사라지고 ELS는 중위험·중수익을 장점으로 내세워 엄청난 기세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다. 투자자의 심리를 간파한 마케팅 덕분인지 ELS는 그 발행규모가 올해 12월 14일까지 60조 268억 원으로 지난해 33조 7053억 원과 비교해 78.1% 늘어났다. ELS는 옵션을 적절히 이용하여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만약 주식시장이 다시 박스권에 갇히더라도 투자자는 일정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연구원이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실제 상환된 ELS 중 원금비보장형 ELS 총 7만 569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행된 ELS 10개 중 9개는 연 평균 10.02%의 수익을 냈지만 나머지 한 개는 연 평균 -19.67%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부분의 ELS는 꽤 괜찮은 수익을 내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 ELS는 손실이 나고, 한번 나면 크게 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체로 ELS를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고 분류한다. 현재 청약하는 대부분의 ELS 유형은 기초자산을 2~3개로 하는 스텝다운(Step-Down)형에 속한다. 기초자산이 하락 하더라도 일정기간 내 설정된 하락률 만큼 하락 하지 않으면 조기상환 된다. 또 기초자산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일정기간 후 조기상환 된다. 물론 손실의 하한은 -100%라 원금 전부를 까먹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중위험·중수익 이라기 보다 오히려 고위험·중수익에 가까울 수도 있다. 조기상환은 '모든' 기초자산이 조건을 만족해야 하지만 낙인(Knock-in)은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라도' 조건에 걸리면 발생한다. 또 낙인 구간에 진입하면 기초자산 중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의 손실률을 적용한다는 점도 가입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든지 장단점은 존재한다.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 하지 않으면 시장 수익률 이상을 기대 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는 그 설명을 기초로 하여 논리적으로 분석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쌓이다 보면 어느덧 나만의 중위험·중수익 투자법을 터득할 날이 반드시 온다. 김해뉴스 이돈근 하이투자증권 김해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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