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해도 상상으로만 그쳤던 일들이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 상황은 투자의 모습 또한 여러 각도로 바꾸어 놓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필자가 굳이 초한지를 언급하는 것은 삶의 방식이나 투자의 형태는 변했지만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광활한 중원을 놓고 벌이는 항우와 유방의 고도의 전략전을 들여다보며 이 시대 투자의 지혜를 찾아보고자 한다.

"항우에게는 범증이 있고 유방에게는 장량이 있다." 이는 유비를 떠올리면 제갈공명을 빼놓을 수 없듯 책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말이다. 주식, 채권의 전통적인 투자자산 외에도 메자닌, 리자드ELS, ETN의 비전통적인 자산까지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투자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고 심오하다. 투자자가 직접 이 모두를 분석하고 성과를 내기란 역부족일 수 있다. 여러 명의 전문가를 다양하게 활용하여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범증은 항우에게 초의 회왕을 칠 명분이 사라졌음을 고하며 과거의 태도를 번복하였다. 항우는 결국 범증을 내치고 자신의 유능한 책사를 잃고 패하고 만다. 상황은 항상 유동적이다. 유연한 사고를 가지지 않는다면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자산가들 중에는 과거 자신이 자산증식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부동산이나 일부 주식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 허나 매번 경기는 바뀌고 금리 또한 변한다. 한 가지 정답만이 있다면 이렇게나 많은 금융상품들이 존재할까?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먼저 행하면 남을 제압할 수 있다." 항우는 자신과 항량을 이용하려던 은통의 계략을 눈치 채고 먼저 그를 침으로써 큰 세력을 규합하게 된다. 모든 세상의 이치가 태동기를 거쳐 성장기 성숙기를 거치듯 금융상품 또한 동일하다. 고수익 상품들이였던 트로이카(금융, 건설, 무역)주식, ELS상품, 차이나펀드. 이 모두는 초기 태동기에 지금은 꿈도 못 꿀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새로운 투자대상은 꾸준히 나타난다. 시대의 흐름에 항상 관심을 기울인다면 투자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저평가되고 고통받는 자산에도 주목하라 장량, 한신, 영포, 팽월. 이 모두는 항우가 재량과 뜻을 제대로 평가해주지 못해 유방에게 뺏긴 인재들이다. 당장은 손실을 가져오는 투자처럼 보일지라도 그 투자대상의 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때 인재를 얻는 장수의 기쁨을 맛 볼 수 있다. 멀게는 IMF시절의 예금과 부동산시장, 서브프라임이나 리먼사태 때의 주식시장, 가깝게는 재작년의 유가 폭락까지 저평가받고 등돌렸던 자산들이 결국은 큰 이익을 남겨주는 일등공신이 되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지혜는 얻기 쉬우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투자현실과 직면할 때 제대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투자자들이 이런 점을 명심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혜로운 투자를 하는 무술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해뉴스 동상훈 DB투자증권 양산시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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