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혜 일러스트 작가가 작업실에 걸린 그림들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산 후 회화서 일러스트 전환
지난달 네이버 소개돼 '화제'
"공감할 수 있는 소재 다룰 것"



"어떤 형태의 작업이든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늘 같아요. 사람들에게 따뜻한 기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저마다 지닌 소중한 한 컷의 기억들을 그림으로 보여 줄 겁니다."
 
지난 12월 8일 네이버 홈·키즈판 메인 화면에는 포근한 엄마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잠든 두 아이의 그림이 소개됐다. '엄마는 내꺼야'라는 제목의 일러스트 작품이다. 아이들은 서로 차지하려는 듯 두 팔을 뻗은 채 엄마를 꼭 안고 누웠다. 세 모자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띄워져 있다. 그림 아래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 "어릴 때 생각이 난다.", "우리 집과 같은 모습" 등의 공감을 알리는 수십 개의 댓글들이 달렸다. 
 
그림을 그린 이지혜(35·장유3동) 작가는 5세 딸을 둔 '엄마'다. 울산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출산과 육아로 4~5년 간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다. 쉬는 동안 그리고 싶은 형상,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떠올라 힘이 들었고 결국 다시 붓을 잡게 됐다. 
 
이 작가는 "공백기를 가진 후 예전처럼 캔버스에 회화 작업을 했다. 그런데 문득 '이 그림이 전시장에 걸렸을 때 관람객에게 어떻게 전달이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렵 보는 사람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일러스트 장르가 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민 끝에 회화든 일러스트든 형식만 다를 뿐 내가 전하고픈 메시지는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때부터 구체적인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일러스트 작업을 하게 됐다. 덕분에 관람객과의 소통에 관한 욕구는 완전히 채워졌다"며 웃었다. 
 

▲ 네이버에 소개된 작품 '엄마는 내꺼야'.

이지혜 작가가 처음 일러스트 작업을 시작했을 땐 주로 본인의 이야기를 다뤘다. 딸과의 소소한 일상을 종이에 그렸다. 그러다 조금씩 주변 엄마들의 이야기로 옮겨갔다. 작품 '엄마는 내꺼야'도 남매를 둔 친구를 보며 그린 그림이다. 
 
이 작가는 "지난달 초 내 그림을 네이버 맘키즈 메인화면에 노출시키겠다는 관계자의 연락을 받았다. 그는 그림을 클릭하면 그라폴리오에 있는 나의 작가페이지와 연동까지 되게 해주었다. 이후 팔로워 수가 갑자기 40~50명 늘었다. 개인적으로 팬이라고 연락하신 분들도 있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들도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라폴리오는 온라인 창작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 세계 창작자들의 작품을 발견, 공유,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다. 이 작가는 이곳에서 '라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부터는 지역의 청년작가 박호경 씨와 협업도 시작했다. 장유의 음악교육원 '음악이 주는 선물'을 운영하는 이지현 대표는 두 사람의 작품에 공감해 최근 작업 공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 작가는 "현재는 기존의 그림에 호경 씨의 글을 더해 글 쓰는 작가들의 커뮤니티 '브런치'에 게재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나서 그런지 조회 수도 높고 반응이 좋다. 지금부터는 둘이서 함께 주제를 정해 동시에 작업을 해나갈 생각이다. '가족'과 같이 개인의 이야기지만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는 소재를 다룰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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