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바위 전설 다룬 어린이 동화
'출 정승은 아들을 낳아 용감한 장군으로 키우고 싶었어. 그래서 그만 여의를 아들이라고 거짓말을 한 거야. 여의가 자신은 여자라고 덜컥 밝혀 버렸어. 마침 여전사 제도가 생겨서 다행이었지. 그 때는 전쟁이 자주 일어나서 여전사가 필요했거든'(동화 ‘첫사랑 탐구하기’ 본문 중에서).
김해 봉황동 유적지에 얽힌 황세바위 전설을 색다른 이야기로 풀어낸 어린이 동화가 탄생했다. 동화작가 이하은 씨는 한 사춘기 소녀가 가야시대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전설에 의문을 품고, 그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담은 장편동화 ‘첫사랑 탐구하기’를 출간했다.
‘첫사랑 탐구하기’는 서울에 살던 주인공 미랑이가 김해로 이사를 오는 것에서 시작된다. 미랑이는 옆집 소년 지후를 좋아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후와 함께 자란 여주가 신경 쓰인다. 세 사람의 관계는 황세바위 전설에 등장하는 여의낭자와 황세 장군, 유민공주와 닮아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선생님은 미랑이에게 특별과제를 내준다. 가야의 역사 중 하나의 주제를 정해 보고서를 만들라는 거였다. 미랑은 문득 며칠 전 아빠와 봉황대에 올랐다 알게 된 안타까운 황세바위 전설을 떠올렸다. 운명에 너무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세 남녀에게 의구심을 품은 미랑은 자신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다시 써 나간다.
‘첫사랑 탐구하기’는 가야의 거리를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작가는 동화 속 곳곳에 국립김해박물관과 대성동고분박물관, 가야 왕궁 터, 가야문화축제 등을 등장시켜 김해지역 독자들에게 생동감과 친숙함을 전한다.
이하은 작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32년 간 근무한 후 퇴직했다. 지난 2006년 중편동화 ‘할머니의 씨앗’으로 농협재단 잡지 ‘어린이 동산’을 통해 등단했다. 2008년에는 작품 ‘하늘목장’으로 'mbc 창작동화대상'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