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바위 전설 다룬 어린이 동화

'출 정승은 아들을 낳아 용감한 장군으로 키우고 싶었어. 그래서 그만 여의를 아들이라고 거짓말을 한 거야. 여의가 자신은 여자라고 덜컥 밝혀 버렸어. 마침 여전사 제도가 생겨서 다행이었지. 그 때는 전쟁이 자주 일어나서 여전사가 필요했거든'(동화 ‘첫사랑 탐구하기’ 본문 중에서).

김해 봉황동 유적지에 얽힌 황세바위 전설을 색다른 이야기로 풀어낸 어린이 동화가 탄생했다. 동화작가 이하은 씨는 한 사춘기 소녀가 가야시대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전설에 의문을 품고, 그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담은 장편동화 ‘첫사랑 탐구하기’를 출간했다.

▲ 이하은의 ‘첫사랑 탐구하기’.

‘첫사랑 탐구하기’는 서울에 살던 주인공 미랑이가 김해로 이사를 오는 것에서 시작된다. 미랑이는 옆집 소년 지후를 좋아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후와 함께 자란 여주가 신경 쓰인다. 세 사람의 관계는 황세바위 전설에 등장하는 여의낭자와 황세 장군, 유민공주와 닮아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선생님은 미랑이에게 특별과제를 내준다. 가야의 역사 중 하나의 주제를 정해 보고서를 만들라는 거였다. 미랑은 문득 며칠 전 아빠와 봉황대에 올랐다 알게 된 안타까운 황세바위 전설을 떠올렸다. 운명에 너무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세 남녀에게 의구심을 품은 미랑은 자신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다시 써 나간다.

‘첫사랑 탐구하기’는 가야의 거리를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작가는 동화 속 곳곳에 국립김해박물관과 대성동고분박물관, 가야 왕궁 터, 가야문화축제 등을 등장시켜 김해지역 독자들에게 생동감과 친숙함을 전한다.

이하은 작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32년 간 근무한 후 퇴직했다. 지난 2006년 중편동화 ‘할머니의 씨앗’으로 농협재단 잡지 ‘어린이 동산’을 통해 등단했다. 2008년에는 작품 ‘하늘목장’으로 'mbc 창작동화대상'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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