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명품 핸드백, 구두로부터 아파트, 도시, 국가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가 온통 명품의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물론 명품을 추구하는 욕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개인이나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열풍이 과도하게 외부치장에만 관심을 두게 함으로써 내부의 질적 향상이라는 변화와 큰 괴리를 주는 사회적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영역에서도 지난해 G20 정상회의 개최, 올해 동계올림픽 유치 등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일류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정치가 명품의 반열에 반듯하게 들어서기에는 아직도 거쳐야 할 난관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 난관은 세부적으로 정치인의 자질로부터 법적 및 제도적 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제기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방안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이 추구하는 최종목표는 우리 사회가 사람이 살 만한 사회라는 인식이 일반 국민들의 마음에 굳건하게 자리를 잡게 하는 데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가 사람이 살 만한 사회, 즉 명품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요구되는가?
 
'변화'라는 용어는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이지만, 내적 변화보다는 외적 변화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게 보통이다. 그렇지만 명품정치는 내적 변화를 필요로 하며, 그것은 더 많은 시간과 정치적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명품정치로 가는 길에 극복해야 할 최소한의 조건들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모아질 수 있다.
 
첫째, 경쟁의 공정성, 투명성이다. 공정사회의 화두가 그것이다. 명품국가는 모든 일에 있어 그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들의 허탈감, 나아가 사회 전체에 대한 불만은 과정의 불공정성, 불투명성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이 납득될 수 있을 경우 그 결과로 나타나는 패배는 수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 바 특혜, 낙하산 인사, 비리 등은 우리사회가 명품국가를 지향한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스럽게 오는 것은 아니다. 국민 모두가 항상 주시하고, 관심을 가지며, 그리고 적극적인 고발의식이 뒤따를 때 가능한 일이다.
 
둘째, 정치적 실용성이다. 명품정치는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아픈 곳을 만져주는 일에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이념에 얽매인 기존의 정치가 들어설 자리는 매우 협소한 실정이다.  세계화와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정치의 실용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은 기존의 정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이처럼 정치적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정치인들도 많으며, 이 점은 명품정치로 나아감에 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감동적 요소이다. 명품정치가 갖추어야 할 새로운 영역으로서 감동이 부각되고 있다. 이제는 잘 짜여진 각본보다는 다소 거칠더라도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드라마에 사람들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1박2일', '나가수', '슈스케' 등은 이러한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야구 등 스포츠에 대한 최근의 관심 증폭도 이러한 인식의 변화로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볼 때, 명품정치는 기존의 정치형태와 관행에 큰 변화의 필요성을 시급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제 선거시점에만 숫자에 의한 의원 물갈이로서 그 소임을 다했다는 기존 정치인들의 인식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내년 총선 및 대선은 명품정치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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