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이 되었습니다. 지난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낸 독자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저 또한 막바지에 이른 연구를 마무리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고, 학생들을 인솔하여 해외탐방을 두어 번 다녀왔더니 한 달이 훌쩍 지나고 말았네요. 어린 학생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다보면 여러 가지 느끼는 점이 많은데, 저와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때면 때로는 당혹스럽지만 흥미로울 때도 많습니다.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저도 한때는 '신세대'로 불렸는데 이제 곧 '쉰세대'가 될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격세지감이 듭니다. 저는 자라면서 이른바 'X세대'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의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세대는 'Z세대'라고 불린다는군요. 물론 그 사이에는 요즘 트렌드를 주도하는 'Y세대'가 있습니다.

산업사회에서는 세대를 구별하는 방식이 단순했습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로 나누는 식이었죠. 그런데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생활양식도 급변하고 다양해져서 지금까지의 단순한 이분법만으로는 두 세대 간의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젊은 세대가 '신세대'의 자리를 차지하는 기간이 무척이나 짧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세대'라는 용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회자된 것은 아마도 X세대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X세대'라는 말은 캐나다 작가 더글러스 커플랜드의 소설 <제너레이션 X>에서 유래했습니다. 기성세대인 베이비붐세대와 상당히 이질적인 행태를 보이지만 '마땅히 뭐라고 정의할 용어가 없다'는 뜻에서 X라는 글자를 붙였던 겁니다. 엄밀하게 정해진 시간 기준은 없지만, 대체적으로 1960년대 초에서 198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X세대는 구속이나 관념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X세대는 서구와는 특성이 좀 다릅니다. 특히 미국의 X세대는 역사상 가장 교육을 많이 받았지만 사회에 진출할 시기인 80년대는 실업률이 10%가 넘는 최악의 시기였기 때문에 상당히 저항적인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한국의 X세대는 80년대 중반의 경제 호황기에 10대를 보내고 문민정부시대에 정치·경제적 풍요와 영상매체의 발달로 소비지향적 문화가 급격히 확산된 90년대에 성장한 세대입니다. 그래서 자기중심적이고 소비에 민감하며,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능숙한 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연령층입니다.

X세대의 뒤를 이은 Y세대는 1985~1999년생으로 21세기를 어릴 적에 맞은 세대입니다. Y세대라는 용어는 지난 97년 보험회사 푸르덴셜사가 미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사회 봉사활동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입니다. 2000년에 주역이 될 세대라고 해서 이들을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르기도 하고, 베이비붐세대가 낳았다고 해서 에코세대(메아리세대)라고도 합니다.

Y세대도 기성세대의 길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것은 X세대와 마찬가지이지만, 서구식 사고나 생활방식에 거부감이 없고 유행에 민감하여 쇼핑을 즐기는 세대라는 점, 특히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이 Y세대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거나 교환하며 오락을 즐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렌드를 X세대에게 거꾸로 전파시키는 대중소비의 주역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초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의 국내 트렌드를 10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발표했는데요.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Z세대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8년 이후 Z세대가 사회 및 경제의 주력세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는데요. 다음에는 Z세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또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좀 더 이야기를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해뉴스 /배성윤 인제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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