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불과 이틀 앞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노로바이러스'라는 암초를 만나 비상이 걸렸다. 민간 안전요원 41명이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여 격리 조치에 들어간 것.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태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학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최근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위험이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통 식중독은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 특성으로 오히려 한겨울에 활동이 활발해진다. 노로바이러스가 어떤 것이며,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질병관리본부와 조은금강병원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평창올림픽, 집단감염으로 '비상'
겨울에 더 극성… 추울수록 활동

물 음식 통해 감염, 전염성 강해
손씻기 중요! 물은 끓여 마셔야
2~3일 후 자연회복, 탈수 조심



■노로바이러스란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지난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Norwalk)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환자들의 변에서 처음 발견됐다. 처음에는 지역 이름을 따서 '노워크 바이러스(Norwalk virus)'로 불렸지만, 이후 노로바이러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구토와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한겨울 식중독으로 불리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으면 번식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지며, 기온이 떨어지면 생존기간이 더 길어지기도 한다.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아 감염력을 유지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겨울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분변이나 물이 주된 전파 경로이다. 평창의 노로바이러스 집단 감염은 오염된 지하수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해안에서 양식되는 굴의 경우 선박 등에서 배출되는 분변에 의한 노로바이러스 검출로 판매가 금지되거나 미국, 일본 등 해외 수출길이 막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증상과 치료법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사람의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 씻지 않은 채소 등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감염 환자나 보균자의 침과 손을 통한 직접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게다가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학교, 복지시설, 수련원 등 집단급식소 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음식물을 섭취한 후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에 구토와 복통, 설사 등 증세가 나타난다.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병원에서도 오진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에게는 구토 증세가 많고, 성인은 물처럼 묽은 설사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감염을 예방할 백신도 없다. 조은금강병원 문지윤 내과 과장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2~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며 "다만 구토와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생아와 면역력이 저하된 만성질환자 등의 경우 탈수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해질을 보충해 주기위한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매년 32만여 명이 노로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입원하고, 그 가운데 5000여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에 집단급식과 관련해 2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연 평균 50건의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예방법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음식을 85도 이상에서 1분 넘게 충분히 가열해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철에 생굴, 조개, 회 등 익히지 않은 수산물을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또 감염이 손을 통해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철저한 손씻기가 중요하다. 화장실 사용 후와 식품 섭취 또는 조리 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가락 사이사이는 물론 손등까지 씻어야 한다.
 
채소와 과일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음식물은 재료의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익혀서 조리해야 한다.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고, 특히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환자는 다른 가족과 떨어져 다른 방에서 혼자 지내고, 손 닦는 수건도 각자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사용한 화장실이나 구토물 등은 염소 소독액을 묻힌 종이타월로 닦아내야 한다. 염소 소독액은 빈 생수통(500ml)에 종이컵 1/5~1/3 양의 염소계 표백제와 물을 넣은 뒤 잘 흔들어서 쓰면 된다.
 
문지윤 과장은 "겨울철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높아 순식간에 주변에 전파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특히 단체급식소의 식품조리원은 조심해야 한다"며 "회복 후에도 일정기간 전염성을 갖는 특성이 있으므로 일단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동안은 공동생활을 피하고, 음식 조리업무 등에 종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도움말 =문지윤 조은금강병원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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