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5월 6일 큐빅하우스서
'내재된 곡선' 다룬 도자 10점 선봬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2월 9일~5월 6일 큐빅하우스 갤러리4에서 2018년 소장품전인 '내재된 곡선'전을 개최한다. 과거 미술관이 기획전을 통해 전시했던 작품 중 곡선의 미학을 표현한 현대도자 작품들을 엄선해 다시 선보이는 자리다. 모두 미술관이 수집한 소장품들이다.

갤러리 입구 정면에는 에릭 리오(Eric Liot)의 작품 '무제'가 걸려있다. 프랑스 출신인 작가는 평소 위생도기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작업을 한다. '무제'는 합판으로 된 큰 화면에 뒤집어진 세면기를 3개씩 두 줄로 나란히 배열한 작품이다. 화면 구성이 자연스러워 의도적으로 제작한 부조 조각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오는 9일부터 석달 간 곡선의 미학을 다룬 소장품들을 공개한다. 사진은 아르헨트나 출신 작가 빌마 빌라베르데의 작품 '기다림'.

국내 젊은 작가 용환천과 중국 작가 웨이화도 위생도기를 소재로 작업을 했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 에릭과 함께 2006년 열린 '꿈꾸는 화장실'전에 참여했다.

용 작가는 작품 '담을 수 있는 어떠한 것'을 통해 배설은 또 다른 순환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고자 한다. 웨이화 작가는 10개의 세면대와 사진을 조합해 대형 얼굴 이미지를 만들고 '얼굴: 6월 1일 어린이날'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는 세면기라는 소재의 특성을 살려 씻어내도 지울 수 없는 사회적 계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나란히 진열된 세 점의 드로잉 작품들도 눈에 띈다. 미국 필라델피아 대학의 명예교수인 윌리엄 데일리의 그림 '베시카 드로잉'이다. 베시카는 원과 원이 만나는 중간부분, 즉 각 원의 교집합 부분을 의미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세밀하게 그려진 그의 작품은 마치 건축 설계도면을 연상케 한다. 중첩된 이미지들이 환상적이며 신비로운 형태로 나타난다.

이상갑 작가는 지난 2011년 작품 '선에서 점으로'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기증했다. 2010년 열린 전시회 '오프 더 월'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조형토에 화장토를 바른 도판에서 흙의 질감이 느껴진다. 이 작가는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측면은 자제하고 우연성과 자연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로 재료가 가진 물성을 순수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아르헨티나 출신 빌마 빌라베르데의 '기다림'은 어딘가 익숙한 형태를 띠고 있다. 비데를 이용한 인체상이다. 위생도기가 신체의 일부를 대체한다. 순수하게 흙으로 모든 것을 성형하지 않아도 오브제와의 결합을 통해 자유롭게 도자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빌마의 작품은 미국 등 세계 20여 개국에서 소장할 만큼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전시장에는 김홍주의 '무제'와 박제덕의 '끊임없는 질문-중심으로부터', 신광석의 '자연지리(自然-地理)', 신이철의 '변이채집'이 설치돼 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홍희주 큐레이터는 "건축도자전문 미술관이다보니 곡선을 포함한 작품들이 많았다. 곡선에는 자연적인 미가 잘 드러나 관객들의 마음을 안정되게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하셔서 작품을 감상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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