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활천초 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 조성된 놀이기구를 타며 뛰어놀고 있다. 작은 사진은 활천초에 설치된 미세먼지(PM 2.5) 측정기.

 
주민 배려로 오전 9~11시 이용
시간당 2만 2000원 대관료 면제
근본 해결 위해 실내체육관 시급


 
김해 안동공단의 중심에 위치한 활천초등학교 학생들이 더 이상 미세먼지를 마시지 않고 '체육 수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김해시와 지역 주민들의 양보와 협조로 학생들은 3월 1일부터 학교 바로 옆에 있는 '불암동체육관'을 이용한다.
 
김해활천초는 실내체육관이 없어 미세먼지 수치가 높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체육 교과는 물론 놀이 활동을 하기 어려웠다(본보 2017년 8월 9일 자 15면 보도). 그러나 올해부터 불암동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실외 활동 문제에 대한 임시적인 해결책을 찾게 됐다.
 
활천초에서 불암동체육관을 사용하는 시간은 오전 9시~11시까지 하루 2시간씩 매주 10시간이다. 전교생 800여 명이 체육 교과를 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매주 40시간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학생들은 당장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활천초등학교는 운동장 대신 이용할 체육관이 없어 입학식과 졸업식 때마다 찬 바람을 맞아가며 학교 행사를 진행해야 했다. 비가 오는 날이나 기온이 너무 낮거나 높은 때에도 체육관이 없어 체육 수업이나 실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활천초는 1970년대 초반부터 조성된 안동공단에 있어 교육 환경이 더 열악했다. 교사들이 공단에 있는 학교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학교에 각종 나무와 꽃을 심어 '아름다운 학교', '환경교육대상' 등을 받기도 했지만 대기환경까지 바꿀 수는 없었다. 실제로 활천초는 지난해 경남교육청의 미세먼지 선도학교로 선정돼 미세먼지(PM2.5) 측정기를 설치한 결과, 경남 56개 선도학교 중 평균 미세먼지 수치가 6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기환경이 나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 대부분 초등학교가 체육관이 있는데도 다른 학교보다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던 활천초에 체육관이 생기지 못한 것은 학교 앞에 '불암동체육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불암동체육관은 약 7년 전 활천초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김해시, 국회의원, 김해시의원 등이 힘을 모아 만든 시설이다. 그러나 정작 체육관이 개관하자 학교에서 주민이용시설인 체육관을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체육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학교도 예외 없이 시간당 2만 2000원, 매년 1000만 원가량의 대관료를 지불해야 했다. 대관료 부분이 해결된다고 해도 1년 내내 주민 동아리의 예약이 꽉 차 있어 학생들이 체육관을 사용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달라진다. 불암동체육관을 관리하는 김해시도시개발공사, 김해시가 체육관을 이용하는 동아리들과 논의해 올해 3월부터 12월 오전 9시~11시까지를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체육관을 이용하던 배드민턴 동아리들이 30분, 1시간씩 이용 시간을 줄였다. 또 도시개발공사는 학교의 사정을 감안해 1년 880만 원에 이르는 대관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건물과 불암동체육관 사이 왕복 2차로 거리에 횡단보도, 과속방지턱 설치를 김해시와 김해중부경찰서에 건의해놓은 상태다.
 
학교가 당장은 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학생들이 언제까지 길을 건너 체육관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체육관 이용은 미봉책으로 남을 예정이다. 그러나 학교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경남도교육청이 체육관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지난해 교육부에 실내체육관 신설을 신청한 만큼 활천초에도 학생들이 마음껏 뛰놀 체육관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활천초 이외숙 교장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비가 오는 날, 너무 춥거나 더운 날마다 학생들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임시 방편이지만 지역 주민들이 학생들을 위해 양보해주고 김해시에서도 학교의 상황을 배려해주어 학생들이 즐겁게 뛰놀 수 있게 돼 너무 감사드린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도록 실내체육관이 지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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