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영 김해중부경찰서 시민명예경찰 8기 신임 회장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5년 전 여성방범대로 경찰 인연
남편, 아들, 딸 시민경찰 참여
"예술 어우러진 경찰서 기대"



"'경찰'하면 조금은 무섭고 딱딱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시민명예경찰대를 통해 새로운 경찰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요. 그림 그리고 노래하는 경찰 어떤가요?"
 
김해지역 청소년 전통문화예술단체 '우리소리예술단' 박시영(55) 대표가 지난 1일 김해중부경찰서 시민명예경찰 8기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 회장 특유의 친화력과 호탕함으로 시민명예경찰단이 한층 더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계 활동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쳐 온 박 대표가 '경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2년 김해시여성자율방범대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박 회장은 지난 5년간 방범대장으로 20여 명의 대원을 이끌고 김해 곳곳의 '밤거리'를 누볐다(?).
 
여성이 밤늦게 방범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방범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다 보니 밤늦게 여성,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기가 편했다. 여성귀가지킴이를 할 때도 여성 방범대원이라서 더 안심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여성 방범대원의 장기를 살려 2014년 시민경찰학교를 수료하고 시민명예경찰대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주로 경찰관들과 함께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동상동을 순찰하는 활동을 펼쳤다.
 
제복을 입고 외국인거리를 찾자 외국인들이 지레 겁을 먹고 슬금슬금 시민경찰들을 피했다. 그럴수록 박 회장은 밝은 웃음으로 외국인들에게 다가갔다. "거리에 침을 뱉으면 안 돼요.",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면 안 돼요." 등 외국인들이 무심코 저지르는 생활 규범들을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자 제복을 입지 않아도 외국인들이 먼저 박 회장을 알아보곤 인사를 건넸다.
 
박 회장은 '시민경찰 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주변 사람들에게 시민경찰을 권유해 지금은 남편, 아들, 딸까지 온 가족이 시민경찰이다. 특히 큰 아들은 시민경찰을 하다가 실제 경찰관이 됐다. 타지에서 경찰 생활을 하는 아들은 지금도 박 회장과 함께 시민경찰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인들에게도 시민경찰을 홍보했다. 그 결과 이희숙 캘리그라피 작가, 홍유식 태권도 관장, 오채미·김현진 한국화가, 남동생인 박추진 우리소리예술단 단장 등 주변 예술인들이 대거 시민경찰에 참여하게 됐다. 우리소리예술단원은 청소년도 특별회원으로 영입했다. 
 
박 회장은 이같은 시민경찰들의 재능을 살려 문화, 예술이 함께 하는 시민경찰 활동을 꿈꾸고 있다. 김해중부경찰서 1층 로비에 작품 전시를 위한 조명 등이 마련돼 있는 만큼 경찰서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경찰서는 왠지 긴장되고 딱딱한 공간,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로 찾을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잖아요. 경찰서를 찾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조금이라고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시민명예경찰대에서 해온 이색나눔행사 '팥빙수데이'에 문화예술행사를 더해 경찰의 이미지를 바꾸는 시민경찰이 되겠습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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