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택 예술감독. 사진=김해뉴스 DB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 성추행 사실 폭로
연희단거리패 "잘못 인정하고 활동 중단"



'미투(Me Too)'캠페인이 각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이자 원로 극작가인 이윤택(66)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과거 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문화예술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성추행 논란에 대해 이 감독이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김해 도요마을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연희단거리패 활동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14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10여 년 전 지방 공연에서 자신이 겪었던 성추행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는 당시 연출가가 자신의 기를 푸는 방법이라며 여자단원에게 안마를 시켰고 당시 자신을 여관방으로 호출해 성기 주변을 안마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더는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방을 나왔지만 그 뒤 해당 연출가를 마주칠 때마다 피해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글에서 성추행을 한 연출가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지방 공연을 했던 연극이 '오구'였고 글 내용 중 '지방 공연을 마치고 밀양으로 돌아왔다'고 언급해 해당 연출가가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임이 드러났다.
 

▲ 김수희 대표 페이스북.

 
김 대표의 폭로 뒤 이윤택 감독은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3월 1일 예정된 '노숙의 시'부터 이 감독의 연출을 중단하며 앞으로 연희단거리패에서 만드는 '노숙의 시' 작품 자체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이윤택 연출로 30스튜디오에서 공연 중인 연극 '수업'은 이미 개막한 만큼 25일까지 공연을 계속하기로 했다.

한편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난 이윤택 감독은 2008~2009년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2009년 동아연극상 대상을 받았다. 그는 현재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가마골소극장 예술감독, 밀양연극촌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 감독은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연출을 계기로 김해와 인연을 맺고 2008년부터 김해시 생림면 도요마을에 창작스튜디오와 거주공간을 마련해 활동해왔다. 이윤택 감독을 중심으로 도요마을에서는 지난해까지 문화예술축제인 '도요마을 강변축제'가 7차례 열렸다. 이 감독은 과거 김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요마을은 연희단거리패의 최종 정착지이며 지역 발전을 위해 언제든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