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금정산성의 웅장한 모습. 멀리 금정산의 최고봉인 고당봉이 보인다. 사진제공=부산 금정구청

 

부산하면 해운대와 자갈치를 떠올리는 당신에게 금정구는 어쩌면 낯선 곳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곳에는 천년고찰 범어사와 금정산성, 젊은이의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대학가가 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금정IC에서 차를 내리면 금정구가 바로 지척이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설레임이 가득한 일상 속의 여행으로 떠나보자.  


범어사 등나무군락지 장관, 누리길도 인기
능선 따라 웅장한 산성, 대학로엔 젊음 넘쳐
금정IC 내리면 ‘일상 속의 여행’이 눈앞에



■ 남도 3대 사찰의 멋 범어사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남도 3대 사찰로 한국 불교계의 중심지 중 하나다. 1천 300여년 전인 신라 문무왕 때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현재 건물은 임진왜란 때 소실돼 거의 폐허로 변한 것을 조선 광해군 때 중건한 것이다.

범어사의 대표적 건물로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일주문인 조계문을 꼽을 수 있다. 범어사 입구를 지나면 바로 왼쪽에 수령이 100년 이상 된 등나무 약 500 그루가 군락지를 이뤄 절경을 이룬다. 꽃이 만개하는 5월에는 마치 연보랏빛 구름이 피어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이밖에 계명암과 청련암 등 전망과 계곡이 좋은 암자들이 많아 사시사철 부산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범어사는 금정산 등산의 시작점이자 종점으로도 이름이 높다. 내원암과 고당봉을 거쳐 북문~ 산성마을로 이어지는 코스와 범어사~원효암~북문~동문~산성마을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에서 내려서 범어사 입구까지 조성된 '문화체험 누리길'도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자연이 주는 힐링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졸졸 흐르는 하천과 편백나무 숲을 따라 그늘길을 걷다보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금정산성과 산성마을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鎭山)이다. '산마루에 우물이 있어 한 마리 금빛 물고기가 놀았다'는 이름에서 유래한 금샘(金井)과 능선을 따라 2km 가까이 이어진 금정산성, 막걸리와 염소불고기로 유명한 산성마을 등 넉넉한 품을 자랑한다. 산성마을에는 문화체험촌도 마련돼 있다. 



■ 부산대 젊음의 거리

청춘의 꿈과 열정, 자유가 가득 차 있는 곳.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에서 부산대학교로 이어지는 거리를 따라 날마다 색다른 문화공연과 프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패션거리와 골목골목을 채운 색다른 카페, 맛집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이 거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 가족과 즐기는 스포원파크 

경륜장과 함께 배드민턴 등 각종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센터, 가족산책 공원 등을 갖춘 공원형 체육시설이다. 호수에서 보트 타기, 다인승 자전거 타기, 숲속 길 산책하기 등 가족과 함께 건강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금정IC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하면 차로 5분 거리다. 

 



 

 

일상 속 쉼표를 찍다, 회동수원지 사색길


편백향 물씬한 황토숲길
오륜대 등 스토리도 풍성



회동수원지는 아홉산과 개좌산, 윤산 등으로 둘러쌓인 도심 속의 인공호수다. 과거 부산시민들의 상수원으로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돼 있다가 2010년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지금은 탁 트인 호수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명품 산책로인 '사색길'이 조성돼 부산 시민의 힐링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곳 일대는 조선 시대부터 경관이 빼어나 '오륜대'라고 불린 곳이다. 오륜대는 삼강오륜을 잘 갖춘 다섯 노인이 지팡이를 꽂고 놀며 즐긴 곳이라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해운대 태종대 등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 5대 중에 유일하게 내륙에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회동수원지를 빙 둘러 한바퀴 돌 수 있게 조성된 사색길은 부드러운 황토를 맨발로 걷는 땅뫼산 황토숲길과 수변데크, 편백나무 숲, 호수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등이 조성돼 일상 속 휴식처가 돼 준다.

사색길은 상현마을에서 시작된다. 수원지를 한 바퀴 돌아 상현마을로 되돌아오는 전체 구간은 22km로 다섯~여섯 시간이 소요된다. 중간에 조선 말기 순교자들의 유물과 자료를 전시한 한국순교자박물관이 있으며 업은고개, 여우고개, 기찰주막 등 풍성한 이야기 거리가 펼쳐진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수변데크까지 이어지는 4.8km 구간의 A코스를 추천한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금정IC에서 차를 내려 좌회전하면 곧바로 회동수원지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상현마을은 오리불고기 전문식당과 운치있는 카페들로도 유명하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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