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활력 충전! 여행&나들이
솔밭 사이로 푸른 바다가 인사하는 예술의 고장활력 충전! 여행&나들이 (27) 강릉
  • 수정 2018.03.07 11:49
  • 게재 2018.02.28 09:38
  • 호수 362
  • 14면
  • 정순형 선임기자(junsh@gimhaenews.co.kr)
▲ 안목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동해. 모래사장을 오가는 갈매기가 평화롭다.

 

커피 거리 유명한 안목해변
물이 거울처럼 맑은 경포해수욕장
한류문화 어우러진 오죽헌
달빛 젖은 물결 아름다운 경포호



솔밭 사이로 푸른 바다가 인사하는 문화와 예술의 고장, 강릉을 찾아가는 길은 설렘의 연속이었다.
 

첫 번째 코스로 찾아간 안목 해변. 커피가 유명한 바다마을이다.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안목역'이라는 간판을 내건 커피점이 인사를 한다. '바다로 가는 마지막 버스 정류장'이라는 뜻에서 안목역이라는 이름을 붙여진 커피점이라고 했다.
 

▲ 바다로 가는 그림 골목.

안목역 왼쪽 옆으로 '바다로 가는 그림 골목'이 시작된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골집 특유의 낮은 담벼락에 '갈매기 떼를 몰고 포구로 들어오는 고깃배'와 '해 뜨는 바다'를 옮겨 놓은 그림들이 이어진다. 화려한 도시 생활보다 소박한 바다 마을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골목길 끝자락에는 인상적인 시와 그림이 등장한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어느 시인이 전교조 해직 교사 시절에 쓴 시 구절 옆에 담쟁이 잎을 그려 놓은 벽화다. 그때 그 시인이 현재 국회의원과 장관직을 겸하고 있는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실을 이 골목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는지.
 

▲ 안목 해변 입구 카페.

그림 골목이 끝나면 커피 거리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자판기 커피가 맛있는 것으로 소문이 났던 길이라고 했다. 인적이 드문 겨울 바다를 산책하던 사람들이 소박한 커피 맛을 즐기던 길에 바리스타 1세대가 운영하는 카페가 들어선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 뒤를 따라 커피 전문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면서 커피 거리로 바뀐 곳이라고 했다.
 
과연 안목해변에서 마시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간 커피 전문점. 알고 보니 안목해변 커피 1호점이라고 했다. 커피 명장이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고급 커피라지만, 깊은 맛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창밖으로 모래사장을 뛰어노는 아이들과 아우러진 갈매기들을 바라보는 여유가 커피 맛을 더해주는 것이 아닐까.
 
커피 거리 왼쪽 끝에서는 솔밭이 시작된다. 그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경포 해수욕장이 나온다고 했다. 바쁜 여정을 핑계로 버스에 올라 10여 분가량 달려서 도착한 경포 해수욕장. "물이 거울처럼 맑다"는 소문처럼 물결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맞이하는 모래사장에는 각종 예술품이 설치되어 있다.
 
'파이어 아트페스타 2018'. 나무로 만든 예술품들을 불태우는 것으로 완성하는 축제의 현장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꽃을 바친다"는 뜻을 가진 '헌화가'라는 우리말 주제가 함께 붙여진 축제 현장에는 추상적으로 표현된 예술 작품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소통의 분화구', '영혼의 사원' ,'비천'…. 주제를 알려주는 이름이 붙여져 있지만,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바다와 조화를 이루는 색감을 즐길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았다. 
 

▲ 경포호 둘레길.

 
경포해수욕장 뒤쪽에는 경포호가 있다. 둘레가 4.3㎞에 달하는 초대형 호수다. 호수 안쪽에는 작은 돌섬에는 "달빛에 젖은 물결이 아름답다"는 뜻에서 '월파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정자가 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술을 마시면서 시를 지었다는 정자라고 했다. 과연 그 시대 귀족들은 그곳 돌섬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 술상을 차렸던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나 했을까. 
 
마지막 코스로 찾아간 오죽헌. 임진왜란 직전에 십만 양병설을 주장했다는 이율곡이 태어났다는 집이다.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에겐 친정인 셈이다.
 

▲ 탤런트 이영애와 송승헌이 남긴 핸드프린팅.

하지만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사고에 익숙한 요즘 세태에 흐러간 옛날 사람과 그가 남긴 유적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오히려 MBC 드라마 '사임당, 빛의 소리'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이영애와 송승헌이 남긴 핸드프린팅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통통 튀는 감각으로 고리타분한 역사를 가벼운 TV 드라마로 바꾸어 글로벌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한류 문화를 만들어 낸 사람들. 그런 흐름이 우리나라를 G7 국가로 올려세우면서 세계 초일류를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어 냈을는지도 모른다.
 
긍정 모드로 시각을 바꾸고 보니 푸른 눈빛으로 오죽헌을 바라보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외국 관광객들이 더욱 정겹게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열린 눈으로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김해뉴스 /정순형 선임기자 junsh@


▶강릉 / 가는방법=경부고속도로(55.4㎞)를 타고가다 동해대로(174.4㎞)로 갈아 탄 후 동해고속도로(61.8㎞)를 갈아 타면 된다. 대중 교통은 부산종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가 매일 14번씩 오간다. 약 5시간 소요.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순형 선임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대한민국, 브라질에 0-3 패배... 벤투 체제 최다 실점대한민국, 브라질에 0-3 패배... 벤투 체제 최다 실점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비밀글로 설정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