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연세가 있는 환자 중에서 "선생님은 수술을 하지 않고도 허리 병을 싹 낫게 해주신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다양한 비수술 치료가 보급되면서 수술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척추 질환이 비수술 치료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몇 해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척추 비수술 치료법 중 하나인 신경성형술을 다뤄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부 병원이 척추질환 환자 중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도 신경성형술을 무리하게 권해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경성형술은 척추질환의 치료에 있어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일반적인 시술이다. 그렇다면 신경성형술은 어떤 시술이며, 진실은 무엇일까.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인 신경성형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설명하고자 한다.

신경성형술은 '경막외유착 박리술'이라고도 부른다. 디스크 탈출이나 협착이 일어난 부위에 미세한 관, 즉 카테터를 삽입한 다음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즉, 수술처럼 문제가 되는 부위를 아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인 방법으로 염증이나 유착 등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비수술 치료는 많은 장점이 있다.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취에 대한 부담이 없어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들이 편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 또한 수술을 하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손상, 즉 근육이나 인대, 척추 뼈의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치료시간도 30분 안팎으로 짧아 바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비수술 치료가 '만능 치료'는 아니다. 디스크가 심하게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뿐만 아니라 하반신 마비, 대소변 장애 등이 나타날 정도로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다면 당연히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아무리 의사가 비수술 치료를 선호한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고집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비수술 치료에 대한 논란은 시술 자체가 아닌 일부 병원의 과잉 치료가 문제가 되어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충분한 휴식이나 찜질, 약물 및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이 가능한 환자라면 굳이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은 확연한 사실이다.

비수술 치료는 반드시 필요한 환자가 시술을 받으면 그 효과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시술 치료 자체를 의심하고 병원 방문을 꺼려 질환을 악화시켜서는 안된다. 다만 여기에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시술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하려는 병원의 노력 또한 수반되어야 한다. 김해뉴스 / 부산 세바른병원 원장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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