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첫 앨범을 발매한 재즈피아니스트 수임.

 

최근 앨범 '타임리스 저니' 발매
'딥 언투 딥' 등 자작곡 8곡 수록
 버클리·뉴욕대 재즈피아노 전공



재즈피아니스트 수임(조수임·43)의 첫 번째 앨범 '타임리스 저니(Timeless Journey)'가 지난 8일 소니 뮤직을 통해 발매됐다. 이번 앨범에는 '딥 언투 딥(Deep Unto Deep)'과 '리나(Lina)', '문라이트 오버 맨해튼(Moonlight over Manhattan)'을 포함한 총 8곡이 수록됐다. 모두 지난 2010~2015년 수임이 직접 만든 곡들이다.
 
타이틀곡 '타임리스 저니'는 뉴욕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그가 미국에서의 시간을 그리워하며 만든 곡이다. 베이스, 드럼, 색소폰, 기타, 피아노의 조합이 환상적인 퀸텟곡이다. 애잔한 선율이 특징인 피아노 트리오곡 '딥 언투 딥'은 재즈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 또 다른 곡 '리나'에는 딸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았다. 그의 딸 리나가 뱃속에 있을 때 쓴 곡이다.
 
부산 출신인 수임은 20대 후반을 김해에서 보냈다. 그 인연으로 지난해 열린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에 초대돼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숙명여대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다. 졸업 후 미국 버클리 음대에 진학해 재즈피아노를 공부했으며, 뉴욕대학교에서 재즈피아노 전공 석사과정을 마쳤다. 최근 내놓은 앨범은 과거 뉴욕에 있을 때 구상했던 것이다.
 
수임이 처음 피아노를 접한 것은 7세 때다. 친구의 피아노 학원에 따라 갔다가 그 소리에 매료됐다. 그는 "매일 가서 들었다. 나도 배우겠다고 어머니를 졸랐는데 주변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좀 망설이셨던 것 같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피아노를 치게 됐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기초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며 회상했다.
 
몇 달 후 양손으로 피아노 치는 법을 배우게 되자, 한 번 들은 곡은 똑같이 흉내 낼 수 있게 됐다. 그를 보는 선생님의 시선이 달라졌다. 수임은 "차로 한 시간 남짓한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 당연히 원래 다니던 피아노 학원에는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러자 선생님이 개인레슨을 해주겠다며 직접 우리 집을 찾아와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예고로 진학하며 계속 피아노를 쳤다. 당시 지도교수는 수임에게 '손가락이 짧아서 낭만시대 이후의 곡들을 연주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조언을 했다. 결국 그는 고2 때 전공을 작곡으로 바꿨다. 이는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는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다. 학내 연주회가 열리는 날이면 수임을 찾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수임은 "작곡과 학생들이 작품을 써서 악보를 넘기면 피아노 전공 학생들이 연주를 했다. 그런데 매번 연주회 날이 임박해서야 곡이 완성됐고 피아노과 학생들은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 짧은 시간 안에 연주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럴 때면 늘 수임이 불려갔다. 처음 본 악보를 소화해내는 '초견'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작곡을 전공했지만 그는 언제나 피아노 연주를 갈망했다. 결국 20대 후반, 피아노를 제대로 배워보자는 결심을 하고 2008년 미국 유학을 떠났다. 버클리 음대에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다. 버클리에는 연주 능력을 평가하는 '실기 레이팅(Rating)' 제도가 있는데, 초견·즉흥연주·악보·리듬 4개의 부분으로 나눠 각각 1부터 8까지 등급을 매긴다. 등급에 따라 합주 수업을 따로 듣게 된다. 졸업을 앞두고 수임은 4개 전 부분에서 8등급을 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재즈 음악계의 권위자로 알려진 레이 산티시(Ray Santisi) 교수를 만났다. 수임은 "당시 교수님은 '재즈피아노 북 2권'을 준비 중이셨다. 2009~2011년 간 집필을 도왔다. 내가 대학원을 가면서 잠시 중단됐고 졸업 후 2014년 5월 다시 진행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해 10월에 돌아가셨다. 자료는 내가 다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교수님을 위해서 꼭 그 책을 출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동아대학교 음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수임은 "앞으로 빅밴드를 구성해 활동할 생각이다. 평소 프리재즈, 라틴음악, 클래식 등을 좋아한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조합해 다양한 콜라보 무대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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