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첫 연극 '자장가' 공연

"호랑이 엄마가 정말 아이를 죽일까봐 나도 모르게 긴장했어요." 엄마와 누나와 함께 도요 가족극장에서 연극 '자장가'를 본 조준혁(7·외동) 군의 의젓한 감상평이다. "그림자극은 보통 색깔이 없는데, 십장생을 바탕으로 한 예쁜 화면에서 그림자극을 보니까 신기하고 좋았어요." 누나 조혜인(10·봉명초 3) 양의 감상 역시 어른 못지않다.
 
도요 창작스튜디오에 개관한 '도요가족극장' 개관 기념으로 '자장가'가 공연되던 지난 24일 극장 안의 70석이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도요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비롯해 김해와 인근도시의 연극팬들, EBS 교육방송 촬영팀까지 찾아왔다.
 
한국연극의 원형을 찾아가는 이야기 스무고개의 첫 번째 고개로 기획된 연극 '자장가'는 해님달님설화, 단군신화, 만석중 놀이(우리 고유의 색채 그림자 놀이)가 만나는 연극이다.
 
십장생을 바탕으로 한 그림자극을 보여줄 무대 전면의 큰 화면 뒤에서는 그림자인형배우들이, 무대 위의 단칸방에서는 아이와 호랑이 엄마가 엮어가는 연극은 우리 고유의 정서를 한껏 펼쳐 보였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익숙한 옛이야기, 아이와 엄마의 사랑, 사람이 되지 못한 처녀호랑이의 한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연극으로 어우러져 감동을 자아냈다.
 
이윤택 예술감독은 "이 작은 마을이 세익스피어의 고향처럼 유명한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가족극장을 사랑해주기 바란다"며, "취학 전 아동부터 어르신들까지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매달 공연을 가질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도요가족극장은 시골 마을의 작은 극장이지만, 기존의 극장들이 주지 못하는 새로운 분위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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