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교수이자 등단 시인 저자가
작가·작품론 등 엮어 평론집 출간



199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문예지 <신생> 편집주간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경복(경남대 교수) 문학평론가가 평론집 <연민의 시학>을 펴냈다. 4년간에 걸쳐 쓴 작가론과 작품론, 시집 해설 등을 모아 엮은 책은 영혼의 고통과 한의 미학,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의식의 점등과 동일성의 추구, 여성의 자의식과 치유의 상상력 등 4부로 구성돼 있다. 부산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영환 시인을 비롯해 신진, 조성래, 최서림, 성선경, 김상미, 진명주 등 시인 18명의 시를 꼼꼼하게 펼쳐냈다. 김 평론가는 평론집 제목을 두고 "영혼의 울림을 파악하는 것이 시라고 생각한다. 영혼의 울림이라는 것은 존재의 구원 문제로, 연민이 필연적으로 시의 주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평론집은 시인이 시로 풀어낸 삶의 쓸쓸함을 연민으로 밝혀나가는 여정인 셈이다.

'시인들이 쓰는 하나의 시 세계 속에 잠겨 그들의 시적 향취를 맡고 그들의 삶을 상상적으로 살아볼 때 잠시 정서적 안정과 즐거움을 얻어 혼의 충일함을 느끼기도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평론집에 게재된 글엔 시인들에 대한 애정이 한껏 담겨 있다. 최근 작고한 오정환 시인의 시를 보자. 저자는 오 시인의 시를 두고 '시를 읽는 것 자체만 해도 우리의 영혼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거늘 무슨 주석이나 평을 달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극찬했다. '그의 시는 나의 상상력마저 풍부하게 하고 의식의 심층을 뒤흔들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게끔 작동했다'는 저자. 저자는 "존재의 구원뿐 아니라 구도적 측면에 주목해 고인의 시를 읽어냈다"고 말했다.

책엔 문학에 대한 저자의 웅숭깊은 시선도 전해진다. 김명희 시인의 시를 읽으며 저자는 문학의 목적을 '사람이란 존재의 일면성을 재고케 하여 삶과 존재 자체를 총체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여성적 시가 갖는 일상적 감수성의 표출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역사적 존재의 실존적 의미를 성찰하고 존재론적 차원의 삶의 의미를 추구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시적 깊이의 한 자락을 열고 있다'고 평한 저자는 "여성의 단호한 자세와 매운 결기가 전해진다. 삶에 대한 치열한 정신, 강인하게 삶을 응시하는 자세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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